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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도망자 전락’ 카다피…딸은 사막서 출산 신세

등록 2011-08-31 21:02수정 2011-08-31 21:41

아이샤, 리비아 탈출뒤 의료진 도움없이 딸 낳아
알제리 “카다피 넘어오면 국제형사재판소 넘길것”
42년간 리비아를 쥐락펴락했던 카다피 일가가 지금은 뿔뿔이 흩어진 채 살길을 찾아 헤매는 도망자 신세로 전락했다. 무아마르 카다피와 그의 차남, 3남, 4남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는다. 특히 알제리 국경을 넘자마자 아기를 출산한 외동딸 아이샤(35)는 세상이 바뀌었음을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29일 어머니 사피아 파르카시와 오빠 무함마드, 한니발과 함께 인접국 알제리로 피신할 당시 아이샤는 만삭의 몸이었다. 알제리 보건부의 한 관리는 30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아이샤가 오늘 새벽에 딸을 낳았으며, 산모와 아기는 모두 건강하다”고 말했다.

<에이피>(AP) 통신은 또다른 알제리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아이샤가 29일 오전 일행과 함께 알제리 국경을 넘은 뒤 사하라 사막 어딘가에 차량을 멈추고 의료진의 도움 없이 출산했다며 “극적인 출산이 독재자 몰락이라는 사건에 인간사의 모습을 더했다”고 촌평했다.

아이샤는 국제변호사 자격증을 지닌 인권운동가로 활동해왔으며 유엔 에이즈(AIDS) 친선대사를 역임했다. 지난 6월엔 나토군을 리비아 민간인 학살 혐의로 유럽연합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2004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재판과 2008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졌던 이라크 방송기자의 재판 때는 피고의 변호인을 자임했다.

아이샤는 리비아 국경에서 불과 60㎞ 떨어진 사하라 사막의 오아이스 도시인 자네트의 한 병원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주재 알제리 대사인 무라드 벤메히디는 30일 영국 <비비시>(BBC) 방송에 “사막 지역은 (이방인과 여행객을) 환대하는 ‘고결한 원칙’이 있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카다피의 가족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다피는 ‘고결한 환대’는커녕, 생전에 새로 태어난 손녀를 볼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인다. 알제리의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29일 “우리는 국제적 합의를 존중해, 카다피가 국경을 넘어오면 체포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카다피와 차남 사이프의 체포영장을 발부해 둔 상태다. 리비아 반군 쪽은 알제리가 카다피 일가를 받아들인 게 몹시 불편한 기색이다. 리비아 과도국가평의회의 아메드 다라트 내무장관은 “알제리가 카다피 일가에 피난처를 제공한 것은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적대행위”라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알제리는 리비아 과도국가평의회를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리비아 반군 쪽은 카다피 지지세력이 알제리를 ‘반혁명’의 근거지로 활용하지 않도록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반면 12년째 집권중인 알제리의 부테플리카 정권은 튀니지, 이집트에 이어 리비아까지 주변 독재정권들의 ‘도미노 붕괴’에 극도의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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