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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카다피, 미국에 나토 개입중단 로비 했었다

등록 2011-08-26 20:30수정 2011-08-26 21:40

가디언, 로비스트 편지 공개
9~10월 지상군 투입 우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은 나토 연합군이 오는 9월 말이나 10월께 리비아에 지상군을 투입할 것으로 믿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나토의 ‘전면적 침공’ 가능성을 두려워하면서, 나토의 군사개입 중단을 위해 지난 6월께 미국에 결사적인 로비 작전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의 리비아 결의안은 지상군 주둔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25일 리비아 정부의 로비 사실을 보여주는 비밀 편지와 문건들을 입수해 단독 보도했다.

나토의 군사개입이 넉달째를 넘어선 6월28일, 미국에서 활동중인 리비아 로비스트인 수프얀 오메이시는 당시 리비아의 바그다디 알리 마흐무디 총리에게 나토의 분위기를 전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는 “나토 동맹군은 조만간 군사작전을 끝낼 의향이 없다”며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믿을 만한 정보통이나 분석가들이 (나토군이) 9월 말이나 10월께 지상군을 투입하기 위한 병참작전 계획의 근거들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라고 썼다. 오메이시는 이 편지에서, 국제 여론을 리비아에 우호적인 쪽으로 돌리기 위해 미국 의회가 리비아에 특사단을 파견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즈음 카다피 정부는 미국의 대표적인 반전 성향의 정치인인 데니스 쿠시니치 하원의원(민주당)을 트리폴리로 초청해 카다피를 비롯한 수뇌부와의 면담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6월22일 오메이시는 마흐무디 총리에게 보낸 편지에서 “쿠시니치가 트리폴리 방문 때 신변 안전을 우려해, 리비아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카다피 정부 관리들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쿠시니치 의원은 <가디언>에 “리비아로부터 여러차례 ‘콜’(도움 요청)을 받았다”며 “(리비아 당국에) 내가 행정부를 대신해 협상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미국 연방의원으로서 그들의 말에 기꺼이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리비아가 공습을 당하고 있어 회동 장소로 적절치 않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6월23일에는 마흐무디 총리가 직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쓴 편지에서, 미국이 리비아 자산을 동결하기로 한 전례 없는 결정에 대해 정중하게 불만을 호소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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