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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검은 눈물’…기름유출 정화 30년 걸릴 듯

등록 2011-08-05 20:43수정 2011-08-05 20:52

UNEP, 200곳 조사 보고서 “초기비용 10억달러”
오고니랜드서 로열더치셸 등 50년간 원유 채굴
환경단체 “6800건 최대 1300만배럴 유출” 주장
나이지리아 최대 유전지대인 니제르 삼각주 오고니랜드의 원유 유출로 인한 오염을 정화하려면 30년이 걸리고, 초기 정화 비용만도 10억달러(약1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니제르 삼각주에선 로열더치셸 등 세계 메이저 에너지 기업들이 50년간 원유 채굴을 해왔는데, 환경단체 등은 6800건의 유출사고가 일어나 900만~1300만배럴의 기름이 유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4일 보고서를 내어 “오고니랜드에서 오염된 식수와 토지, 수로, 맹그로브 등 주요 생태계를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시키려면 사상 최대로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방제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비비시>(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또 “최소한 현지 공동체 10곳의 식수가 고농도 탄화수소에 오염돼 공중보건이 심각히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나이지리아 국영 석유회사(NNPC)의 송유관 인근에 있는 니시시오켄 오갈레의 한 공동체의 경우, 발암물질인 벤젠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보다 900배 이상이나 많은 우물물을 마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환경계획은 14개월에 걸쳐 오고니랜드의 200곳을 둘러보고 기름 오염에 따른 영향을 과학적으로 검증해 처음으로 이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 내용이 공개된 뒤, 나이지리아의 원유 유출 문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해 온 국제 앰네스티는 성명을 내어 “수십년 동안 부정해왔지만, (이 지역에서 채굴을 해온) 로열더치셸이 나이지리아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유엔 보고서가 발표되기 하루 전날, 로열더치셸은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오고니랜드의 보도 마을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보상을 약속했다. 보도 마을의 지역 주민들이 당시 유출된 원유가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온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훼손하고 생계를 위협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유출된 원유의 총량은 지난해 영국 석유업체 비피(BP)가 멕시코만에 유출한 원유량의 20%에 이른다.

오고니랜드의 원유 유출 문제는 1995년 나이지리아의 환경운동가 켄 사로 위와가 군부에 의해 처형되면서 처음으로 전세계의 관심을 받게 됐다. 사로 위와는 영국-네덜란드 합작회사인 로열더치셸이 1993년에 40일간 원유를 유출하는 사고를 내자, 이에 항의하는 채굴 중단 캠페인을 벌이다가 나이지리아 군부 독재정권에 의해 처형당한 인물이다. 로열더치셸은 당시 사로 위와의 사형집행을 위해 군부와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기름유출 사고’가 무장단체들의 폭력사태와 노동자들의 파업에 의한 결과라는 데 초점을 맞춘 홍보 활동을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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