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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스라엘 ‘국경문제’ 양보할 뜻 비쳐

등록 2011-08-02 20:53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 “미·유럽과 중동평화회담 재개 논의”
‘67년 점령한 땅 못 내준다’ 기존 태도 큰 변화
“팔레스타인 독립승인 움직임 등이 작용한 것”
중동평화 협상의 최대 걸림돌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경 문제에 대해 이스라엘이 전향적 검토를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베냐민 네타냐후(사진) 이스라엘 총리는 1일 국방문제를 다룬 의회 비공개 회의에서 “(국경문제로 교착 상태인) 중동평화 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논의를 미국 및 유럽 지도자들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같은 태도는 그동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가 1967년 제4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영토를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초강경 태도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중재와 압박에도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강행으로 지난해 9월 파탄 난 중동평화협상이 1년 만에 재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5월만 해도 미국 의회의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1967년 이전 국경으로 복귀할 수 없다”고 못박으면서 오바마의 중재안을 정면으로 치받은 바 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이날 한때, 네타냐후 정부가 팔레스타인 쪽이 향후 독립국가 국경으로 요구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 등 1967년 점령지에서 이스라엘이 철수하기로 동의했다는 보도까지 쏟아냈다.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그런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국경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관리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과 양자간 직접대화 재개를 위해, 이스라엘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국경 구획을 포함한 협상안도 수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랍권이 ‘유대인 국가’를 인정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이스라엘의 극적인 태도 변화는, 올초부터 아랍권 전역을 휩쓸고 있는 중동 민주화 바람으로 아랍·이슬람 국가들과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데다,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승인’ 추진 움직임과 서방의 협상재개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3일 “지금까지 122개국이 1967년 국경을 인정했다”고 밝혔다고 팔레스타인 뉴스통신 <와파>(WAFA)가 전했다. 팔레스타인은 올 유엔총회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표결 예정일을 하루 앞둔 9월20일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194’로 명명된 대규모 평화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집회명은 팔레스타인이 독립국 지위를 얻을 경우 194번째 유엔회원국이 된다는 것을 상징한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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