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살인죄 혐의로 두 아들과 함께
이집트 민주화 시위로 물러난 호스니 무바라크(83·사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새달 3일 카이로에서 시작된다.
이집트 관영 통신 <메나>(MENA)는 28일 “이집트 법무부가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그의 두 아들 가말과 알라의 (시위대 등에 대한) 살인죄 혐의 등에 대한 재판을 이집트 정부투자청과 카이로 엑스포시 내 자유무역 지역에서 열기로 결정했다”고 무함마드 압델 아지즈 엘귄디 법무장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므르 힐미 이집트 보건장관도 이날 카이로 콘퍼런스 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바라크는 카이로의 재판정에 설 수 있을 만큼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30년간 이집트를 무력통치해온 무바라크는 지난 2월 이집트 민주화 시위로 권좌에서 쫓겨난 뒤 반정부 시위대에 대해 발포 명령을 내리고, 부정축재를 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심장 이상을 호소하며 이집트 남부 시나이반도의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의 국제병원에 입원했고, 이 때문에 그에 대한 조사는 병원에서 억류된 상태에서 이뤄져왔다. 이에 이집트 민주화 시위 참가자들은 무바라크가 재판을 지연시키기 위해 꾀병을 부리고 있다며 무바라크의 카이로 이송을 요구해왔다.
무함마드 엘귄디 법무장관은 앞서 무바라크가 시위대에 발포하도록 지시한 혐의가 입증되면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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