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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예멘 정국 ‘살레 귀국’ 놓고 소용돌이

등록 2011-06-06 22:00수정 2011-06-06 22:41

살레 “치료 뒤 귀국” 반군 “저지”
예멘의 정국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지난 3일 하시드 부족연맹의 공격으로 부상을 입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그의 귀환과 권력 이양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살레 쪽은 귀국을 공언했고, 반정부세력은 그의 귀국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예멘 집권당에 이어 사우디의 한 당국자도 5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살레 대통령은 치료차 온 것이며, 예멘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예멘의 반정부세력은 6일 공식성명을 내어 “전력을 다해 살레의 귀국을 막겠다”며, 살레의 ‘신속한 권력 이양’과 “모든 정치세력에 과도 대통령위원회와 국가이행위원회 구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사흘째 수천명이 살레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군부와 권력집단, 유력 토호세력의 치열한 권력다툼이 시작된 셈이다.

예멘을 ‘테러와의 전쟁’의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온 서방이 살레의 퇴진을 요구하면서도 급격한 정변은 원치 않는다는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도 예멘 정국의 불확실성에 한몫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살레 대통령의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한 기소 면제와 재정적 지원을 대가로 권력을 양도하도록 설득하라고 사우디를 압박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우디의 범아랍 위성방송 <알아라비야>는 “(예멘 대통령 권한대행인)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부통령이 주예멘 미국 대사인 제럴드 파이어스타인을 만났으며, 군부와 살레 대통령의 아들들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살레 대통령 일가가 예멘을 떠나 사우디로 동행했다는 일부 보도와 달리, 권력세습설이 나돌았던 살레의 아들들이 예멘에 머물고 있다는 뜻이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비비시>(BBC) 방송 대담프로그램에서 “지금까지 살레의 퇴진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지만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며 “예멘의 (불안정한) 상황은 우리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과 영국의 어정쩡한 태도는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에 대해 ‘민간인 보호’를 명분으로 80일째 전천후 공습을 퍼붓고 있는 것과 크게 대조된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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