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조사받던 부인 풀려나
이집트 민주화 시위에 밀려 지난 2월 사임한 뒤 병원에서 연금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의 사면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구속중이던 부인은 사재 반납을 약속한 뒤 풀려났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16일 현지 독립언론 <알쇼룩>을 인용해, 무바라크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사면을 간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무바라크가 “이집트 및 아랍 방송채널로 방영될 편지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며 “무바라크는 편지에서 자신의 잘못을 사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집트 반부패수사청은 이날 부정축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무바라크의 부인 수잔을 석방했다며 “수잔 무바라크가 은행 2곳에 입금해 놓은 2400만 이집트 파운드(한화 44억원 상당)를 국가에 넘긴 점을 참작해 그를 풀어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수잔의 변호인 쪽은 “수잔이 불법적으로 취득한 이익을 포기하면 조사를 면제받을 수 있는 법률 조항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바라크 일가의 대국민 사과와 재산 헌납은 구속을 피하고 사면을 받기 위한 절차로 보인다.
때마침, 무라바크 사임 이후 최고실권자가 된 후세인 탄타위 최고군사위원장도 16일 경찰간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과거를 잊지 말되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 과거를 옆으로 치워놓자”고 말해, 무바라크와 군부 간에 ‘협상’이 오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러나 군부가 사면을 허가할 경우 부패혐의가 드러난 전 정권의 모든 관료를 처벌하겠다고 약속한 군부의 도덕성에 큰 흠집이 생길 뿐 아니라, 부패 척결을 주장해온 민주화 세력의 요구와도 어긋나 적잖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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