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 광장 집결 시위대에 집중 발포…사상자 파악 안돼
시리아 보안군이 19일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160㎞ 떨어진 도시 홈스의 도심 광장에 집결한 반정부 시위대에 발포하면서 연 나흘째 유혈 진압을 이어갔다. 시리아 정부는 한편으로는 이날 48년간 이어온 비상사태법 폐지를 승인하는 유화책도 함께 구사했다.
다마스쿠스에 있는 한 반정부 활동가는 이날 <아에프페>(AFP) 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밤샘 연좌농성을 벌이던 시위대가 무력으로 해산됐다. (진압군으로부터) 집중 발포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다른 활동가들도 진압군의 발포 사실을 확인했으나 홈스 지역과의 전화 통화가 차단돼 사상자 규모 등 자세한 현장 상황을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18일 홈스에서는 시민 2만여명이 전날 시위 때 군경과의 무력충돌로 숨진 희생자들의 장례식에 모였다가 군경의 발포로 또다시 사망자가 나오는 등 17~18일 이틀 동안에만 시리아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로 최소 24명이 숨졌다. 격앙된 시위대는 18일 밤 홈스 도심의 알사 광장을 점거하면서 장기 농성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듯했다. 그러나 시리아 내무부는 즉각 “최근의 소요 사태는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인) 살라피스트 그룹이 무장 반란을 부추긴 것”이라며 강경 진압을 경고했다. 이집트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이 무바라크 정권 축출의 진앙지가 됐던 전례를 의식한 조처로 보인다.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지난달 내각 총사퇴에 이어 지난 16일에는 비상사태법 철폐와 모든 정치범 석방 등 일련의 유화책을 내놓았으나, 시위대는 아사드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최근 한달 새 시리아에서 반정부시위로 2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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