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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나토군 필요없다…꺼져라”

등록 2011-04-08 21:12수정 2011-04-08 23:09

리비아반군-나토 갈등 고조
잇단 오폭에 희생자 늘고
카다피군 기세도 안 꺾여
리비아 사태에 군사개입한 서방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리비아 반정부군 사이의 불신과 갈등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나토군의 잇따른 오인 폭격으로 반군과 민간인의 희생이 늘고 있는데다, 나토군의 공습에도 카다피 지상군의 기세도 좀체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리비아 반군의 탱크와 장갑차, 수송트럭 등 군용차량 30여대가 7일 동부 아즈다비야와 브레가 사이의 전선에서 전투기들의 집중 공습을 받았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벌써 세번째다. 반군 지도자인 압둘 파타흐 유니스는 “이날 공습으로 4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는 “반군이 나토에 T-55 탱크와 T-72 탱크를 벵가지에서 브레가로 이동시킨다고 사전에 통보했었다”며 “우리는 이날 공습이 나토의 오폭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즈다비야의 의료진은 <비비시>(BBC) 방송에 “최소 13명의 반군이 나토군 공습으로 숨졌다”고 확인했다.

아즈다비야에선 이날 카다피군이 도시 인근까지 진격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민 수천명이 피난길에 올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반군에선 쌓였던 불만이 폭발했다. “우린 더이상 나토가 필요 없다” “나토는 꺼져라”는 구호도 터져나왔다. 반군 전사인 오마르 무함마드는 “카다피군은 서부에 있는데 나토군은 어떻게 동부 브레가에 폭탄을 떨어뜨리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나토 본부는 오폭설을 확인하고 있다며, 카다피군이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비아 전황에 대한 서방의 평가도 엇갈린다. 프랑스의 알랭 쥐페 외무장관은 이날 “지금 문제는 카다피가 권좌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가 아니라, 그가 어떤 상태로 물러날 것이냐라는 것”이라며 카다피 정권의 붕괴를 낙관했다. 그러나 미군 아프리카사령부의 카터 햄 사령관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반군이 카다피를 몰아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의 현재 상황이 정부군과 반군이 대치한 가운데 “교착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7일 리비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재안을 공개했다. 카다피군이 포위한 도시에서의 휴전, 인도주의적 완충지대 설치, 자유선거를 포함한 정치일정 협상 등 3단계 로드맵이다. 터키 정부는, 이 중재안이 외교협상에 나선 압둘 아티 오베이디 리비아 외무장관을 통해 카다피에게 전달될 것이라며, 리비아 과도국가평의회의 무스타파 압둘 잘릴 의장도 중재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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