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터키 반발로 비행금지구역 설정만 맡아
카다피 지상군 공습은 미·영·프 연합군 담당
카다피 지상군 공습은 미·영·프 연합군 담당
지난 19일 리비아 공습 이후 논란을 빚었던 지휘권 문제는 당분간 이중구조로 가게 됐다.
리비아의 카다피군에 대한 다국적군의 공습이 6일째 계속된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리비아 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무기 금수 작전의 지휘권을 맡기로 했다. 그러나 논란의 대상인 카다피의 지상군에 대한 공습은 미국 주도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밤 브뤼셀에서 4일째 상주대표부 대사급 북대서양위원회(NAC)를 주재한 뒤 “(28개) 회원국들이 비행금지구역을 시행하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당분간 (프랑스, 영국,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 작전과 나토의 작전이 존재할 것”이라며 “나토에 더 광범위한 역할을 부여하기 위한 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나토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군사작전 가운데 지상군에 대한 공습을 제외한 비행금지구역과 무기 금수 작전 지휘권은 넘겨받는 식으로 당분간 이원화된 구조로 작전을 펼쳐지게 되며 통합을 위한 단계적 수순을 밟게 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나토의 정보소식통은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지휘권은 27일 밤 넘겨받게 되지만, 작전의 보다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29일 런던에서 열릴 예정인 리비아 관련 국제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회의 역시 이중적으로 열린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등 작전에 참여한 10개국 대표가 참석하는 전략위원회와 별도로 일부 아랍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까지 참여해 리비아의 장래에 관한 회의가 진행된다.
나토의 단계적 지휘권 인수 합의는 미국, 영국, 프랑스와 터키의 외무장관이 화상회의를 통해 다국적군의 공습에 반대해온 이슬람권의 유일한 나토 회원국인 터키의 불만을 무마하는 타협을 이끌어냈기에 가능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4개국 외무장관은 나토가 비행금지구역과 무기 금수에 대한 지휘권을 넘겨받지만, 군사작전 전반적 감독은 군사작전에 개입한 보다 소수의 국가들만 참여하는 특별위원회가 맡기로 합의했다. 영국 <비비시>(BBC)는 위원회의 구성이나 권한 등에 대한 합의 내용이 불명확하다며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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