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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서방국 “리비아 국민 지원”…아랍연맹 “민간인 피해” 불만

등록 2011-03-21 08:19수정 2013-01-24 08:54

국제사회 엇갈린 반응
영 “카다피가 정전약속 깼다” 폭격 합리화
중·러 “유감”…아프리카연합 “공격 중단을”
19일(현지시각) 다국적군의 전격적인 리비아 공습에 대해 국제사회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격에 앞장선 영국·프랑스·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날 공습이 리비아의 민간인 보호를 위해 불가피했다며 합리화를 시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0일 “(공격은) 반드시 내려야 했던 중대 결정”이라며 “리비아 국민에게는 우리의 도움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카다피가 즉각 아무런 조건 없이 국제사회의 모든 요구에 따른다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여지는 아직 있다”며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남겨 놓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카다피가 정전을 약속하고도 이를 깨뜨렸다”며 공격을 정당화했다. 리엄 폭스 국방장관은 “수일 내 아랍국가들의 리비아 작전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군사 개입은) 시민을 보호하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처음부터 아랍 국가의 지도력과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며 이후 제기될 수 있는 ‘미국 책임론’을 의식했다.

그러나 첫 작전부터 민간인 희생이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2일 지지 입장 표명으로 서방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관한 지지부진한 논의에 불을 댕기는 구실을 했던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현재 리비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비행금지구역의 목표와는 다르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민간인 보호였지, 다른 민간인들을 폭격하라는 것은 아니었다”며 민간인 피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아프리카연합 리비아패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다국적군의 모든 공격을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성명은 이어 “리비아 내 현 위기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정치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심각한 인도주의적 결과를 피하기 위한 자제”를 거듭 촉구했다. 카다피는 아프리카연합 창설에 핵심적 역할을 했고, 리비아는 연합 예산의 3분의 1 정도를 기여해왔다.

유엔 안보리 표결에서 기권했던 중국·러시아·인도 등도 유감과 함께 무차별적 공습에 반대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도 외교부 성명을 통해 “공습은 안보리 결의의 위임 범위를 넘어선다”며 “민간인을 살상하는 무차별적 무력 사용을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의 장위 대변인은 “중국은 국제관계에서 무력 사용에 항상 반대해왔다”며 “중국은 리비아의 최근 사태를 주목해왔으며 (다국적군의) 공격에 유감을 표명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인도 외교부도 “결의안이 채택한 수단이 이미 열악한 리비아 국민의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게 아니라 완화시키는 것이라야 한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카다피 리비아 국가지도자에게 우호적 태도를 보여온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등 중남미 지도자들은 “미국과 유럽이 리비아의 석유를 차지하려 한다”는 비난을 내놨다. 이란 외무부도 “강대국들의 군사 개입은 늘 자국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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