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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카다피 “식민주의 십자군 침탈…끝까지 결사항전”

등록 2011-03-20 19:52

국영TV로 육성메시지
“시민들 무장시키겠다”
“무기고를 개방하고 시민들을 무장시키겠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지도자가 서방에 대한 무차별 전면전을 선포했다. 카다피는 19일 밤(현지시각) 영국·프랑스·미국 등 다국적군이 대대적 공습을 감행한 몇 시간 뒤 국영 텔레비전 방송을 통한 육성 메시지에서 “리비아의 독립과 단결, 영광을 위해, 무기고를 열어 모든 종류의 무기로 대중을 무장시키는 게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유엔헌장 51조에 명시된 자위권 행사를 근거로, 민간인들을 동원해서라도 끝까지 결사항전을 벌이겠다는 뜻이다.

카다피는 “다국적군의 공격으로 지중해와 북아프리카 일대가 전쟁터가 됐다”며 “불행히도 그 때문에 군사용이든 민간용이든 지중해상의 모든 선박과 항공기는 (대응공격의) 실질적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다피는 또 다국적군의 공격을 중세 이슬람권에 대한 서구 기독교도들의 십자군 원정에 빗대 “식민주의 십자군의 침탈”로 규정하고, “아랍·이슬람권·아프리카·남미·아시아 국가들은 그런 공격에 맞서는 영웅적인 리비아 국민의 편에 서달라”고 호소했다. 유엔 결의안에 근거한 다국적군의 공격을 ‘서구 대 나머지 전세계의 대립’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다.

카다피의 이 메시지 직후 리비아 국영방송은 리비아 보안당국을 인용해 “리비아는 자국에서 유럽으로 넘어가는 불법이민에 대한 통제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의 최대 골칫거리인 불법이민 문제로 나토 소속 국가들을 압박한 것이다. 리비아는 북아프리카 뿐 아니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일자리를 찾아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들어가는 불법이민의 경로가 돼왔으며, 유럽연합은 리비아에 지원금을 지급해가며 불법이민을 막아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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