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위·행진 전면 금지 밝혀
집권 수니파, 시아파 집회 경계
집권 수니파, 시아파 집회 경계
절대왕정 국가 사우디아라비아도 아랍 민주화 시위의 열풍이 불어닥칠까?
사우디 내무부는 5일 성명을 내어 “왕국 법에 따라 모든 시위와 행진, 연좌농성을 전면 금지한다”며 “보안군을 동원해 공공질서를 해치는 모든 시도를 차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처는 아랍 시위사태 이후 처음으로 4일 수도 리야드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시아파들이 주로 거주하는 동부 지역에선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3, 4일 이틀 동안 벌어졌다. 튀니지, 이집트의 시민혁명에 고무된 사우디 반정부 인사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11일 ‘분노의 날’ 시위와, 20일 ‘사우디 혁명의 날’ 시위를 촉구했고, 이날 현재까지 1만7천여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열망의 3월11일 혁명’으로 명명된 페이스북 페이지엔 왕정 축출과, 의회 직접선거 등의 요구사항이 올라 있다.
약 40여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4일 리야드 중심가 알자지히 사원에서 금요예배 뒤 “도둑놈들, 2000억달러는 어디로 갔는가” 등의 펼침막을 들고 반정부 시위를 벌였고, 보안군이 3명을 체포했다고 <시엔엔>(CNN)이 보도했다. 바레인과 인접한 사우디 동부 해안지대의 카티프·알호푸프·아와미야 등에서도 시아파 100~200명이 시아파 성직자 세이크 타우피크 아메르 등 정치범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소규모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아메르는 지난달 25일 입헌군주제를 촉구하는 강론을 했다가 27일 체포됐다.
입헌군주제 요구와 시아파들의 시위는 뚜렷한 관련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1992년에 기본법이란 이름의 성문헌법을 처음으로 제정해 국왕이 임명하는 명목상의 의회만이 존재하는 절대왕정 국가인 사우디의 수니파 왕가 입장에서 볼 때 이란의 입김이 작용하는 시아파 시위는 가장 큰 위협 요인이다. 시아파는 사우디 인구의 15%를 차지한다.
동남부의 인접국들 상황도 사우디 왕조의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사우디 왕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바레인에선 시아파 중심의 시위대 수천명이 5일 수도 마나마에서 인간 사슬띠 시위로 20일째 시위를 이어갔다. 오만의 카부스 빈 사이드 술탄도 5일 내무장관 등 고위직 3명을 경질하는 등 1주일새 두번째 개각을 단행했지만, 지난달 18일 이후 일자리 보장과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이른바 ‘녹색 행진’ 시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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