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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카다피, 외신기자 초청 ‘트리폴리 투어’ 이벤트

등록 2011-02-27 19:50

외신들 “주검 어디론가 옮긴 듯”
친위대, 방어벽 치고 시위봉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는 지금 폭풍 전야의 팽팽한 긴장과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트리폴리 주민들은 유엔의 리비아 제재 결의안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27일(현지 시각)에도 집 안에 움크린 채 숨을 죽였으며, 거리는 순찰을 도는 카다피 친위세력의 탱크와 차량들만 질주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은 친정부시민들에게까지 무기를 배급하고 트리폴리 도심과 진출입로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해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등 마지막 보루인 트리폴리 사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트리폴리 시민은 26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더 이상 용병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건 리비아인(시위대)을 진압하는 데 리비아인이 동원돼 내전으로 치달을 위험이 있다는 것을 뜻하므로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시위대는 트리폴리 동부 타주라 등 일부 지역까지 장악해 콘크리트 조각과 부서진 집기, 야자나무까지 잘라 쌓은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카다피 친위세력의 장갑차나 중화기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카다피 친위세력은 트리폴리의 중심 녹색광장을 중심으로 철통같은 방어벽을 구축하고 무장 지지세력을 거리 곳곳에 포진시켜 시위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앞서 26일 카다피는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려 외신기자들을 트리폴리로 초청해 ‘시티 투어’를 제공하는 이벤트까지 벌였다. 현장을 둘러본 <뉴욕타임스> 기자는 “(카다피 친위세력이) 저격수와 대공화기를 동원해 비무장 시민에 발포했으며, 보안군은 희생자 수를 축소하기 위해 거리와 병원에서 주검과 부상자들을 어디론가 옮겼다”는 주민들의 증언을 전했다. 거리 담벼락엔 카다피를 흡혈귀로 묘사한 낙서 따위를 급하게 지운 흔적이 뚜렷했고, 빵 가게 앞에는 먹을 것을 구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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