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막내아들 지휘 ‘32여사단’ 정권수호 선봉에
‘범아프리카여단’ 용병, 정규군 거부명령 수행도
‘동서’가 이끄는 보안군은 벵가지 유혈진압 앞장
‘범아프리카여단’ 용병, 정규군 거부명령 수행도
‘동서’가 이끄는 보안군은 벵가지 유혈진압 앞장
‘마지막 방어선’ 친위부대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지도자는 자신의 세력권이 수도 트리폴리로만 좁혀진 상황에서도, 트리폴리 남쪽 교외에 있는 밥 알아지지아 병영 내 숙소에 은거해 “순교자가 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카다피의 이런 태도는 국제적 군사개입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해줄 친위부대에 대한 자신감에서 온다는 분석이다. 트리폴리에 들어간 몇몇 외신들은 다양한 군복을 입은 민병대와 용병 등 중무장한 군인 수천명이 시내 주요 길목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곳곳에 배치됐다고 24일(현지시각) 전했다.
카다피의 친위부대는 정규군이 아니라 민병대와 용병들이 주축이라는 점에서 다른 많은 아랍국가와는 큰 차이가 있다. 육해공군 등 7만5000여명의 정규군 가운데 카다피가 신뢰하는 부대는 자신의 경호를 맡는 혁명수비대(3000여명)뿐이다.
‘특별여단’으로 불리는 민병대는 친위세력의 한 축이다. 특별여단들은 군부가 아니라 카다피의 혁명위원회에 보고하고, 카다피 최측근들의 통제를 받으면서 카다피와 이른바 ‘천막 속 사람’(카다피의 베두인 천막에 들락거리는 측근들)에게 충성을 다하는 부대로 알려져 있다. 특히 러시아에서 특수전 훈련을 받은 카다피의 막내아들 카미스가 지휘하는 ‘카미스여단’(제32여단)은 리비아 최정예 친위부대로, 정권 수호의 선봉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대는 부대들과는 달리 카다피에게 충성을 맹세한 청년들과 일부 용병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특별여단은 카다피의 망나니 아들인 다섯째 한니발이 이끌고 있다.
친위세력의 또다른 주력은 리비아인들이 아니라 아프리카 출신 용병들이다. 범아랍주의를 표방했던 카다피는 1980년대부터 ‘이슬람 범아프리카여단’을 운용해왔다. 특히 1997년 범아랍주의 실패를 선언하고 리비아의 정체성을 아프리카로 규정한 카다피는 사하라 이남 국경을 열어 이때 유입된 차드와 니제르, 우간다, 탄자니아 출신들을 용병으로 고용해 정권 수호에 동원해왔다.
범아프리카 여단은 카다피의 명령에 따라 냉전시절 아프리카 전역의 크고 작은 내전에 개입해 전투에 참여한 바 있다. 특히 비무장 민간 시위대들을 잔혹하게 공격하는 등 정규군들이 거부한 명령을 수행하는 역을 맡고 있다. 지난주 동부지역 진압 과정에서도 무차별 진압으로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용병들은 충분한 보상금을 주는 카다피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전하고 있다.
이밖에 리비아 군정보기관 책임자로 손아랫동서인 압둘라 세누시가 이끄는 보안군도 카다피가 믿는 친위세력으로 구분된다. 리비아의 보안기관은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 이전 동독의 슈타지, 루마니아의 세쿠리타테처럼 반정부세력에 대한 단속과 탄압에 앞장서왔다. 잔혹한 강경파로 알려진 세누시는 벵가지의 유혈진압 작전을 진두지휘했고, 그가 카다피 옆에 있는 한 카다피가 물러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얘기가 돌 정도이다.
내부 보안체제를 강화하면서 군사쿠데타를 견제하는 구실을 맡아왔던 이들 친위세력은 이제 카다피의 마지막 방어선이 되고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내부 보안체제를 강화하면서 군사쿠데타를 견제하는 구실을 맡아왔던 이들 친위세력은 이제 카다피의 마지막 방어선이 되고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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