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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F1 취소한 바레인 “국민과 대화”

등록 2011-02-22 20:14

수감자 석방 등 대대적 유화책
튀니지와 이집트에 이어 리비아까지 거세게 불어닥친 민주화 시위를 두고 인접국 집권층들은 여전히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아파 국민이 다수인 바레인의 수니파 왕실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 조심스런 태도로 일관하며 잇따른 유화책을 내놓고 있다. 바레인 당국은 다음달 13일 열릴 예정이던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라 원(F1) 2011 시즌의 개막전인 ‘바레인 그랑프리’를 취소한다고 21일 밝혔다. 살만 빈 하마드 알칼리파 왕세자는 “지금 바레인은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한 국민적 대화에 모든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며 대회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프 국왕은 이날 시아파 수감자들을 석방하고 내란 혐의로 재판중이던 정치범들의 사건도 종결하라고 명령했다고 국영 통신 <비엔에이>(BNA)가 보도했다. 영국에서 망명 중인 시아파 야권 지도자 하산 무샤이마가 22일 귀국하겠다고 밝혀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정치적 반대파들을 석방함으로써 국민화합의 제스처를 보인 것이다. 바레인에선 반정부 민주화 시위로 지금까지 7명이 숨졌다.

반면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과 모로코의 무함마드 6세 국왕은 시위대에 밀려 퇴진하지는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32년째 집권중인 살레 대통령은 21일 수도 사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는 오직 선거를 통해서만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2013년 임기까지는 직위를 지킬 것임을 재확인했다. 살레는 “개혁은 예스다. 그러나 쿠데타나 무정부주의, 살상을 통한 집권은 반대한다”며 집권을 원하든 정권퇴진을 원하든 투표함으로 하라”며 변화의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무함마드 국왕도 이날 모로코 최대도시 카사블랑카에서 개혁기구인 경제사회이사회 출범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곧 심도있는 개혁을 발표할 것”이라며 “그러나 선동가들에게 (정권을) 양도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고 국영뉴스통신 <엠에이피>(MAP)가 보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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