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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튀니지 시민혁명’ 군도 암묵적 지지

등록 2011-01-21 11:32

시민들, 발포 거부한 군 ‘환호’
IT 대중화도 민주주의 퍼뜨려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던 경찰과 달리, 튀니지군은 자인 엘아비딘 벤알리 전 대통령의 발포 명령을 거부하고 시위대의 편에 섰다.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서는 20일 치안 유지를 위해 도심에 진주한 탱크 위에는 시민들이 선사한 꽃다발이 수북하게 쌓여 있고, 탱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시민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시민혁명이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 14일 내무부 청사 앞에 집결한 5000여 군중에게 총을 쏘아 시위대를 해산하라는 벤알리의 명령을 군부대가 거부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군부대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튀니지 야당에서도 나오고 있다.

튀니지의 전 공산당 지도자인 모하메드 라크다르 알라라는 “군이 시민혁명에 우호적인 역할을 했다”며 “군이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지 않았다면 이 나라는 혼란의 늪에 빠져들었을 것”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에 말했다.

이런 군부의 불개입과 블로그,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파일공유 사이트(P2P) 같은 인터넷 기반 정보통신의 대중화가 튀니지 혁명을 가능케 한 요인이 된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전체 인구 1059만명의 튀니지에는 2009년 현재 975만여대의 휴대전화가 보급돼 있으며, 인터넷 사용자도 350만명에 이른다. 휴대전화 메시지와 동영상,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시위 상황에 대한 정보와 의견이 실시간으로 소통됐다. 특히 ‘튀니지언 걸’이라는 한 블로거(atunisiangirl.blogspot.com)의 활약은 눈부셨다. 시위 현장과 시민들의 소망을 담은 수십장의 사진과 글들을 올렸다. 무장경찰의 총에 맞아 처참하게 피를 흘린 채 숨진 한 시민의 사진은 억눌린 민심을 폭발시켰다.

한번 불붙은 혁명의 기운은 그동안 철저히 재갈이 물렸던 말길도 활짝 틔워놓았다. 튀니지 국영 일간 <라프레세>의 만평가 로트피 벤사시는 19일 <에이피>(AP) 통신에 “내 나이 51살이 되도록 한번도 민주주의에서 살지 못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말을 하기로 작정했고, 말을 했다”며 감격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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