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유혈충돌 속 국민투표 돌입
아프리카 남부 수단의 분리독립을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9일 시작됐다. 오는 15일까지 일주일간 치러질 이번 투표에서 주민들은 분리독립에 압도적 찬성표를 던질 게 확실시되지만, 아직은 희망과 기대만큼이나 먹구름도 짙어 보인다.
남부 수단 주민들의 독립 열망은 상상 이상이다. 자치수도 주바의 투표소 앞에는 전날 밤부터 수천명의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지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9일 전했다. 동이 튼 직후인 아침 7시 윌슨 산티노는 “자유를 위해 투표하는 새로운 새벽이 밝았다. 조금 뒤면 태양이 자유로운 남부 수단을 비출 것이다”라고 감격해했다. 야르 마용도 “내가 얼마나 투표를 하고 싶어 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아침 일찍 투표소에 나왔다. 간밤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수단 남부 자치정부 대통령이자 수단 연방정부 제1부통령인 살바 키르는 “이번 투표는 여정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라며 “(남북 간에) 평화적 공존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투표 개시 전날인 8일 새벽 수단 남북부 경계지역 곳곳에서 유혈충돌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긴장도 커지고 있다. 유전지대인 아비에이 지역에선 아랍계 미세리야 부족이 남부 토착민인 응콕딩카 부족을 공격해 9명이 숨졌다고 현지 관리들이 밝혔다.
중국 <신화통신>은 아비에이 개발전선 의장의 주장을 인용해, 양쪽의 사망자가 25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남북 간의 뿌리 깊은 민족·종교 갈등이 단순히 국가 분리로 해결될 문제가 아님이 재확인된 셈이다.
앞서 8일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남부는 1959년 이래 전쟁 상태로 문제가 많아 국가를 세울 능력이 없다”며 “남부의 불안정이 북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해 발언의 배경과 진의에 관심이 쏠린다. 남부 수단의 독립을 인정하고 지원하겠다는 기존 태도와 달리, 유사시 무력개입 가능성을 내비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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