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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서아프리카 화약고로…

등록 2010-12-28 08:27

인접국 “현 대통령 퇴진해야”
거부땐 “군사력 사용” 경고
지난달 28일 대선을 치른 지 꼭 한 달이 된 코트디부아르가 내전 직전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로랑 그바그보 현 대통령이 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를 뒤집은 헌법위원회의 결정을 근거로 승리를 주장하자, 국제 사회에서 승리를 인정받은 알라산 우아타라 전 총리의 지지 세력은 지난주 시민불복종 운동에 이어 26일에는 지지자들에게 총파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웃 나라들은 무력개입 가능성까지 경고하며 그바그보에 대한 사퇴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코트디부아르는 지난 16일 유혈 폭력사태로 최소 173명이 숨졌고 주민들의 대규모 국외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우아타라 지지정당 연합은 “그들(그바그보 진영)이 우리의 승리를 훔쳐가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며 27일부터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도 26일 긴급회의를 열어, 그바그보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합법적 군사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베냉, 시에라리온, 카보베르데 등 3개 회원국 대통령은 28일 코트디부아르를 방문해 그바그보에게 사임을 촉구하는 최후통첩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에 대해 그바그보 대통령은 26일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외부의 군사적 개입은) 선거가 잘못됐다는 이유로 아프리카 국가들이 다른 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헌법이 짓밟히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우리는 (내전이) 두렵지 않다”며, 자신이 전 식민 종주국 프랑스와 미국 등 국제적 음모의 희생양이란 주장도 되풀이했다. 미국이 26일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의 역할을 지지한다고 밝힌 데 대한 응수다.

현재 그바그보는 수도 아비장을 비롯해 군과 주요 국가기관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우아타라의 그림자 내각은 정권 인수는커녕 아비장의 한 호텔에 발이 묶인 채 유엔평화유지군의 보호를 받고 있는 상태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7일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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