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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라크 총선 ‘당선무효 시비’ 정국 요동

등록 2010-03-30 21:48

후세인 정권 참여 의혹 6명…무효땐 집권당 1위로
지난 26일 결과가 나온 이라크 총선의 당선무효 시비가 정국 판도를 뒤흔들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이라크 정부 산하 ‘책임과 정의위원회’는 29일 총선 당선자 6명과 낙선 후보 46명 등 모두 52명에 대해 사담 후세인의 집권 시기 수니파 바트당에서 활동한 경력이 드러났다는 이유로 당선 및 출마 무효화를 권고했다고 <에이피>(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당선무효 대상의 이름을 밝히진 않았으나, 이라키야 소속 4명, 집권 법치국가연합과 쿠르드 정파 후보가 각각 1명씩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선관위는 총선 후보의 바트당 경력이 확인되면 당선 무효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법원에서 이들의 당선무효가 확정될 경우, 불과 2석 차이로 승패가 갈린 1, 2위당의 순위가 뒤바뀌게 된다. 차기 정부 구성의 주도권이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가 이끄는 시아-수니 연맹 이라키야에서 누리 알말리키 현 총리의 시아파 법치국가연합으로 넘어가는 지각변동이다.

당선무효 시비는 재집권을 노리는 알말리키 총리의 정치공학적 노림수로 보인다. 이라키야 쪽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라키야 쪽 당선자인 하미드 알무탈라크는 “당선자 6명은 모두 선관위의 당선 인정을 받았으며, 정부기관의 결정은 법적 효력이 없는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이라크 일간 <아스와트 알이라크>가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실시중인 ‘이라크 선관위의 총선 관리 신뢰도’ 설문조사를 보면, 30일 오후 현재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응답이 50%로 가장 많은 반면, “매우 성공적”이란 응답이 39%로 뒤를 이어 여론이 양분됐다.

크리스토퍼 힐 주이라크 미국 대사는 29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엔피아르>(NPR)에 “(이라크에서) 새정부가 구성되기까지 몇 주가 걸릴 것 같다”며 “연정구성이 늦어지거나 누군가 소외감을 갖는 정부가 꾸려져 긴장이 커지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우려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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