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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탈레반 2인자 파키스탄서 검거”

등록 2010-02-16 22:12

빈 라덴 측근 사령관 바라다르
탈레반 쪽은 부인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2인자가 최근 파키스탄에서 붙잡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파키스탄 정보부(ISI)는 최근 합동작전을 벌여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탈레반 사령관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를 검거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16일 미국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라다르는 아프간 탈레반의 창설자이자 최고 지도자인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 다음으로 영향력이 큰 인물로, 9·11 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의 측근이기도 하다. 2001년 아프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탈레반 지도자들 중 최고 거물이 검거된 셈이다.

서방 연합군은 지난 주말부터 아프간 탈레반의 최대 근거지인 헬만드주 마르자에 대한 대공세에 나서고 있어, 최고위급 지도자의 검거는 아프간 탈레반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미군 당국은 바라다르한테서 오마르와 빈라덴의 은신처 등에 대한 정보를 캐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바라다르가 당국의 심문에 입을 열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정부의 아프팍 정책 검토를 이끌었던 전직 미 중앙정보국 관리 출신인 브루스 리델은 “바라다르의 검거는 단기적으로 탈레반의 군사작전을 심각하게 무력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관리들은 바라다르가 탈레반의 군사작전 책임은 물론 ‘퀘타 슈라’로 알려진 탈레반 최고 의결기구를 주도해온 것으로 본다. 퀘타 슈라는 파키스탄 퀘타 지역의 슈라(협의회)이며, 미 정보당국은 탈레반의 최고위 지도자들이 퀘타 지역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바라다르의 검거 사실을 지난 11일에 알았으나, 보도될 경우 성공적인 정보 수집이 어려울 것이란 백악관 관리들의 요청으로 보도를 미루다가 바라다르가 붙잡힌 사실이 현지에서 널리 알려진 이후에 보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탈레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에이피>(AP) 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검거 보도는 탈레반의 사기를 꺾기 위한 선전일 뿐”이라며 바라다르의 검거 보도를 부인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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