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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혁명 기념일 시위 얼룩

등록 2010-02-11 22:10

호메이니 손녀 한때 체포설
테헤란 곳곳 정부지지-개혁파 ‘맞불 시위’
경찰, 강경 진압…당국, 개혁파 인사 체포
이란의 최대 국경일이 반미 및 반정부 시위와 개혁파 인사 체포로 얼룩졌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11일 수십만명의 인파가 모인 가운데 이란이슬람혁명 31돌 기념식이 열렸다.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15년간의 추방과 망명 생활 끝에 귀국해, 열흘간의 민중항쟁 끝에 친미 성향의 팔레비 왕정 독재를 무너뜨리고 이슬람공화국을 세운 날이다. 이날 테헤란 거리 곳곳에선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정부 개혁파 세력의 맞불 시위가 벌어졌다.

이란 보안군과 경찰은 최루탄과 페인트총을 쏘며 반정부 시위대 해산 작전을 펼쳤다. 개혁파 진영의 웹사이트 ‘그린보이스’는 경찰이 테헤란 중심지에서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를 발포했다고 전했으며, 다른 웹사이트 ‘자라스’도 사데키 광장에서 경찰이 페인트총을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고 전했다.

아마디네자드 정부는 이날 개혁파 진영의 지도급 인물들을 대거 체포하며 야권 압박 수위를 높였다. 공안당국이 이란의 국부로 추앙받는 호메이니의 손녀딸 부부를 한때 체포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개혁파 진영의 또다른 웹사이트인 ‘라헤사브즈’는 호메이니의 손녀와 그의 남편이 체포돼 한동안 구금돼 있다가 풀려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이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 체포됐으며, 어디에 있다가 풀려났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의 동생인 레자와 그의 아내, 메디 카루비 전 이란의회 의장의 아들인 알리도 보안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하타미 전 대통령과 카루비 전 의장은 이날 기념식 행진 도중 승용차 안에서 공격을 받았다. 카루비 쪽은 “두 사람이 기념식 참석을 위해 광장에 도착했을 때 당국 요원들이 그들이 탄 차량 창문을 때려부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대선에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맞섰다가 패한 뒤 지금까지 이란 개혁진영의 구심 노릇을 해온 미르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와 함께 이란 개혁파 진영의 중심인물들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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