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억4천만명의 아프리카 대국 나이지리아가 와병중인 대통령의 장기 외유로 인한 헌정 위기에서 일단 벗어났다.
조너선 굿럭(56) 부통령은 9일 상하원의 결의에 따라 우마루 야라두아(60) 대통령이 복귀할 때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에 취임했다. 지난해 11월23일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심막염 치료를 받고 있는 야라두아 대통령은 의식불명으로 국정수행이 불가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국내외의 퇴임 압력을 받아왔다.
야라두아가 사임의사를 의회에 공식 통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의회 결의는 위헌적 소지가 있다. 그러나 한때 분열의 조짐을 보였던 연방행정평의회(내각)와 36개 주지사들도 이번 합의를 지지하고 나섬으로써 법적 다툼은 벌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타협은 1999년 민정이양시 이슬람의 북부와 기독교의 남부지역 지도부간의 이면합의에 따른 것이다. 남과 북은 이면합의에서 2번임기(8년)씩 교대로 대통령직을 맡기로 합의했다. 이런 약속에 따라 북부 출신인 야라두아는 1999~2007년 두차례 집권한 남부 출신의 올루세군 오바산조에 이어 대통령직을 맡게 된 것이다. 야라두아가 임기를 한차례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남부출신인 굿럭 부통령이 대통령직의 공식승계를 강력하게 요구하지 못한 것도 이런 합의와 힘의 균형을 깨는 것이기 때문이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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