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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중동의 성탄절 올해도 긴장감

등록 2009-12-24 19:39수정 2009-12-24 19:40

폭탄테러 여전…잇단 행사취소
수년째 총성이 멈추지 않는 중동을 비롯해 이슬람권에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는 찾아왔다.

극소수이긴 하지만 이슬람 국가들에도 기독교 신자들이 있다. 특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는 미국 등 서방 연합군 장병 수만명이 주둔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는 올해에도 화약냄새와 핏자국으로 얼룩졌고, 아프간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기독교의 발원지인 이스라엘에선 땅과 집을 빼앗긴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이라크에선 성탄절을 이틀 앞둔 23일 교회를 겨냥한 테러가 일어나는 등 이날 하루에만 크고 작은 테러로 13명이 숨졌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이날 북부 모술에선 시리아 정교회인 세인트 토마스 교회 거리에 있던 손수레에서 폭탄이 터져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이 교회의 압둘 마시 달마이 신부는 “성탄절에는 주로 기독교도들이 테러의 표적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주 들어 바그다드에선 기독교도들이 정부군의 검문 때 세례명을 밝히는 등 자신이 신자임을 증명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대다수 교회와 성당들은 올해 성탄 축하행사를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한 채 간단한 예배와 미사만 집전할 계획이며, 일부 교회는 차량폭탄 공격에 대비해 교회 주변을 좁은 비포장길로 둘러싸기도 했다.

이라크 팔루자에선 2010년 3월 총선의 수니파 이라크동맹연합(IUA) 후보인 사우드 알에사위와 경호원 등 3명이 차량에 부착된 폭탄이 터져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라크동맹연합은 같은 수니파인 알카에다에 등을 돌리고 시아파 정부에 참여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선 최근 일주일새 큰 교전이나 테러가 없었지만 아프간 주둔 연합군의 크리스마스는 썰렁하기만 하다. 미국은 애초 예정보다 한 달 가량이나 앞당겨 이번 크리스마스까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에 호커 정찰기 24대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 뉴스>가 전했다. 험준한 산악지형의 추위 속에서 탈레반과 악전고투하고 있는 미군에겐 첨단 카메라와 고감도 도청장치를 갖춘 최신 정찰기가 크리스마스 선물인 셈이다.

이스라엘 동예루살렘에선 유대인 정착촌 강행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그러나 예수가 난 베들레헴에선 성탄 전야인 24일 흥겨운 록 페스티벌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특히 세계 각국의 13개 참가팀 가운데 오스트리아의 록밴드는 행사장인 대학 캠퍼스가 아닌, 아기예수의 탄생장소로 알려진 구유 광장에서 록의 향연을 펼쳤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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