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
파키스탄 “생사조차 몰라”…미·영 주장 일축
오사마 빈 라덴(사진)은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나?
9·11 테러를 주도한 빈 라덴과 알카에다를 잡기 위해 시작된 아프간 침공 이래 지난 8년간 끊임없이 제기되는 의문이지만, 빈 라덴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3만명 증파를 결정하고 빈 라덴의 알카에다와 탈레반에 대한 ‘마지막 결전’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파키스탄정부의 지배력이 미치지 않는 아프간과 접경지역인 파키스탄의 남와지리스탄주가 가장 유력한 은신지역으로 지목되고 있는 수준일 뿐이다.
그러나 유세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는 3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에서 빈 라덴이 파키스탄내에 은신해 오고 있다는 미국과 영국 쪽의 주장을 일축하고, 확실한 정보를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한걸음 더 나아가 “빈 라덴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심지어 살아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빈 라덴의 모습이 확인된 것은 2001년 12월16일 아프간 동부의 토라보라 지역에서가 마지막이다. 미군과 아프간군의 공격을 받고 남쪽으로 도주한 빈 라덴은 파키스탄 쪽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간간이 내놓는 비디오테이프와 육성테이프 이외에 그의 실제 모습은 어디에서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 정보기관들은 빈 라덴이 동굴 속에 은신하고 있기보다는 접경지역의 군기지를 방불하는 특수지역에 지역 동조자들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빈 라덴은 큰 키로 인해 척추 부위에 통증을 느끼고 있지만, 알려진 대로 신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미 정보기관들은 빈 라덴이 자주 은신처를 옮기는지, 한곳에 꽁꽁 숨어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그리고 2인자로 알려진 아이만 알 자와히리와 함께 있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5천만달러의 엄청난 현상금을 걸었지만, 내부자의 배신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파키스탄 쪽의 정확한 정보 요구에 내놓을 첩보조차 없다는 게 미국 쪽 속앓이의 근원이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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