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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가자지구 담장 넘은 포로 부모의 자식사랑

등록 2009-09-18 21:19수정 2009-09-18 23:02

꿀·성경·코란 등 선물 교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이에는 높은 콘크리트 담벽이 국경을 가른다. 이 장벽의 유일한 국경통과 관문인 에레즈 검문소에선 17일 자식을 포로로 빼앗긴 양쪽의 부모들이 서로 만나, 자식에게 전하는 가슴 아픈 선물을 교환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가 18일 전했다. 이날은 유대력으로 새해 첫날인 ‘로쉬 하샤나’를 이틀 앞둔 날이자, 이슬람 단식성월인 라마단 직후에 시작되는 명절 연휴인 ‘이드 알피트르’를 사흘 앞둔 날이었다.

 이스라엘의 피랍 병사 길라드 샬리트의 아버지(오른쪽)가 17일 포로로 붙잡힌 아들에게 보내는 선물을 들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국경검문소로 향하고 있다. 에레즈/AP 연합
이스라엘의 피랍 병사 길라드 샬리트의 아버지(오른쪽)가 17일 포로로 붙잡힌 아들에게 보내는 선물을 들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국경검문소로 향하고 있다. 에레즈/AP 연합

이스라엘 피랍병사의 상징인 길라드 샬리트 상병의 아버지 노암 샬리트는 사과와 꿀, 성경 등과 안부 편지가 들어있는 상자를 팔레스타인 쪽에 전달했다. 샬리트는 2006년 6월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에 납치됐었다. 팔레스타인 부모들도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와 코란 등이 든 100여개의 선물 꾸러미를 이스라엘 쪽에 전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이슬람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서로 총부리를 맞대는 적대관계이지만, 사랑하는 자식을 빼앗긴 부모들에겐 거창한 대의명분이나 복잡한 정치게임도 한낱 부질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애끓는 부모 심정을 담은 선물들이 실제 전달될지는 불분명하다.

노암 샬리트는 “내 아들이 여기서 너무나 가까이 있지만 너무 멀리 있기도 하다. 아들의 귀향을 기다리는 수백명의 팔레스타인 부모들도 있다”며 “이들이 자국 지도자들에게 이 비참한 사태를 끝내도록 압박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16일 이곳에서는 이스라엘의 ‘길라드 석방운동’ 회원 수백명과 이스라엘에 붙잡힌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가족들이 조속한 포로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가자시티 북동부의 나할오즈 검문소에서도 팔레스타인인 수백명이 이스라엘에 포로 석방과 국경 개방을 요구하는 비폭력시위를 벌였다고 <팔레스타인 뉴스네트워크>(PNN)가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2006년 말부터 샬리트 상병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300~400명을 맞교환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구체적인 협상조건에 관한 이견으로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봉쇄 해제도 샬리트 상병의 석방과 연계해 풀어가겠다는 태도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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