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위상 ‘흔들’ 인식
군부도 권력 쟁취 기회 엿봐
* 하메네이 : 최고 지도자
군부도 권력 쟁취 기회 엿봐
* 하메네이 : 최고 지도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자신을 호위하는 별도의 보안군을 창설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지난 6월 대선 이후 시위사태 와중에 강경 진압의 선봉에 섰던 바시즈 민병대를 모델로 한 이 보안군은 바시즈 민병대 가운데 보다 열성적인 인원을 차출해 최고지도자의 호위쪽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보안군의 이름은 시아파들이 선지자 모하메드의 정통후계로 여기는 모하메드의 조카이자 사위인 알리의 별명인 ‘하이다르’(사자)를 따 하이다리안으로 정해졌다.
하메네이가 자신의 호위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보안군을 창설했다는 점은 이란의 현 정치상황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군 최고통수권자로서 군·경 조직의 수장들을 임명하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지만 지난 6월 대선 이후 권력의 취약성을 인식하게 됐으며, 자신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무력사용에 점차 의존하게 될 것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란 군부, 특히 이란 혁명수비대는 하메네이를 중심으로 한 신정통치에 충성하고 있지만, 내부 권력투쟁을 관망하면서 이런 국내상황에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엿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하메네이는 치안상황을 더욱 틀어쥐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혁명군과 정규군인(아르테시)간의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고 있는 이란군부의 조직체계에서 하이다리안 보안군이 차지하는 위상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지만, 새로운 보안군은 하메네이의 위상 강화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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