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아프간 대선 이틀 앞…축제 대신 ‘공포·불안’

등록 2009-08-17 19:18수정 2009-08-17 21:13

대선을 나흘 앞둔 16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거리 담벼락에 후보들의 선거 포스터가 어지럽게 붙어 있다.  카불/AP 연합
대선을 나흘 앞둔 16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거리 담벼락에 후보들의 선거 포스터가 어지럽게 붙어 있다. 카불/AP 연합
탈레반 “투표소 공격…희생양 안되려면 투표말라”
유력후보 카르자이는 군벌과 손잡아 개혁 걸림돌
아프가니스탄의 진로를 결정지을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20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는 아프간의 차기 대통령과 34개 지방의회 의원 420명을 동시에 뽑게 된다. 이번 대선은 미국의 최대 외교안보 현안인 아프팍(아프간-파키스탄) 전쟁의 수행 파트너를 결정할 뿐 아니라, 아프팍 전쟁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의 재선 여부다. 지난달 미국 국제공화주의연구소(IRI)의 여론조사를 보면, 카르자이 현 대통령이 44%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프간에서 두 번째로 다수 민족인 타지크족의 내과 의사 출신이자 카르자이의 최대 경쟁자인 개혁파 정치인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이 26%로 뒤를 쫓고 있지만 카르자이와는 무려 18%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득표자가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야권 후보들이 적극적인 반 카르자이 전선을 구축할 경우 카르자이의 승리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압둘라 후보는 17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특히 젊은 유권자들로부터 갈수록 지지를 얻고 있다. 카르자이의 재선을 저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뉴스>가 전했다.

탈레반의 선거테러 위협은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다. 탈레반은 16일 이번 선거에서 투표소 공격을 공언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남부 지역 곳곳에 뿌린 전단지에서 “존경하는 주민들은 우리 작전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투표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며 “우리는 새로운 전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인 15일에는 수도 카불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본부 인근에서 자살 폭탄차량 테러로 민간인 7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다쳤다. 탈레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서방 연합군의 심장부를 겨냥한 이날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탈레반은 지난달 30일 성명에서 “진정한 독립을 쟁취하려면 허울좋은 투표소가 아니라 성전의 참호로 들어가야 한다”며, 소속 대원들에게 군사기지 공격, 도로 봉쇄, 차량 통행 저지 등을 지시했다.


아프가니스탄 선거 일정
아프가니스탄 선거 일정
그러나 카르자이는 자신의 동족이자 아프간 국민의 42%를 차지하는 최대 부족인 파슈툰족의 지지에 사활적 이해를 걸고 유화정책을 펴고 있다. 파슈툰족은 탈레반 무장세력의 주축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타지크족 군벌 지도자 모하메드 카심 파힘을 부통령 후보로 삼는 등 군벌세력들과 권력분점 협상을 해왔다. 16일 대선 후보들간의 첫 텔리비전 토론에서는 카르자이의 군벌과의 동맹이 집중공격을 받았다고 영국 <비비시>(BBC)가 보도했다. 지지율 3위인 라마잔 바샤르도스트 전 국가계획부 장관은 “군벌과 싸우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음에도, 이번 대선에서 군벌들이 주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 중 한명은 부통령 후보”라며, 카르자이를 비난했다. ‘아프간의 돈키호테’로 불리는 바샤라도스트는 2004년 카르자이 정부에서 사임한 대표적 반부패운동가로, 올해 한 여론조사에서는 카르자이를 5%포인트 차로 바짝 따라붙기도 했다. 카르자이는 바샤르도스트에 맞서 “국가이익과 통합, 내전 예방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군벌과 손을 잡겠다”고 되받았다.

미국은 올초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한동안 아프간의 정권 교체 희망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지난 6월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이 아프간의 유력 대선후보들과 만나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밝히면서 외견상 중립을 견지하고 있다. 카르자이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아프간의 시민사회 강화를 통해 탈레반을 무력화하려는 미국의 구상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아프팍 무장세력의 선전선동에 맞서 정보심리전을 강화하기로 하고 국무부 안에 전담대응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이같은 구상에는 현지 라디오방송 지원 및 언론인 교육, 휴대폰 서비스 확대, 아프팍 무장세력을 비난하는 시청각 홍보물 제작 등이 포함돼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