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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미국, 이란 사태 딜레마

등록 2009-06-18 19:55

간섭하자니 중동 평화정책 깨질것 같고…
미국이 이란 딜레마에 빠졌다.

이란이 대선부정 논란으로 양분돼 혼돈이 계속되고 있지만, 어느 한 쪽을 편들기 어려운 탓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입장표명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그는 16일 “미국과 이란의 역사를 감안할 때 미국 대통령이 이란 대선에 간섭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정부가 미국이 개혁파를 이끄는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를 지원한다고 비난할 구실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17일 “이란의 내부절차를 기다리고 있다”고만 밝혔다.

오바마의 이런 자세는 현실적 고민에서 나온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의 중동평화 구상을 위협하는 이란 핵개발 중단 협상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오바마가 “침묵을 지키면서 하메네이와 핵 협상을 진행하느냐, 시위대를 지지하라는 요구에 따르면서 시아파 성직자와 소원해지는 위험을 무릅쓰느냐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또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이라크 시아파를 지원하면, 미국의 이라크 철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란은 미국 중동평화 정책의 한 축인 레바논의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하마스 등 이슬람 무장정파에도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란에게서 내정에 간섭한다는 비난을 자초해 득이 될 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오바마의 태도에 평가가 엇갈린다고 18일 전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이란 전문가인 수잔 말로니는 오바마가 “냉혹하지만 냉철하다”며 “이란의 우라늄 농축이라는 위협이 계속되는데, 시위대를 지지해 이란의 정권교체를 바란다는 의심을 주면서 핵개발 프로그램 중단에 역효과를 낳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카림 사자드푸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이란 전문가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국민들이 이란 통치의 근본적 변화를 바라며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는 상황에서 미국이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은 잘못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란은 미국이 내정에 간섭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란은 17일 1980년 이후 외교관계가 끊어진 미국을 대신해 이란에서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스위스 대사를 불러 미국 관리들이 내정간섭을 했다고 항의했다. 미국이 이란 시위대의 목소리를 전하는 단문 메시지 송수신 서비스 ‘트위터’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서비스 일시 중단 연기를 요청한 것도 빌미가 됐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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