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깊어가는 아프간 반미감정

등록 2009-05-11 22:14수정 2009-05-11 22:18

올해 민간인 사망자 1천명…화학무기 ‘백린탄’ 사용의혹

막이 오른 ‘아프팍 전쟁’의 중요한 축인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

미군은 아프간에서 8년 가까이 전쟁을 계속하고 있지만, 해발 4000~7000m의 험준한 산악지형 특성상 미군의 첨단무기와 압도적 화력이 탈레반의 ‘게릴라식 진지전’을 제압하기엔 역부족이다. 탈레반은 아프간의 약 72%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국이 결국은 탈레반과 타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군이 최근 부쩍 공습 수위와 빈도를 높이면서 민간인 사망이 급증하고 반미 감정도 함께 치솟고 있다. 변화를 내세운 오바마 행정부의 전쟁 명분은 갈수록 얼룩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아프간에선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민간인 사망자는 전년보다 약 40% 늘어난 2118명에 이르렀고, 이 중 828명(39%)이 미군 주도 연합군의 공격으로 숨졌다.

미군이 아프간 공습에서 화학무기인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현지 의사들은 지난 4일 미군의 공습으로 최소 135명의 민간인이 숨진 서부 파라 지역에서 ‘전례 없는 화상’ 환자들이 발생했다며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현지 의료진은 <에이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중화상 환자 14명을 치료했으며, 이들은 모두 미군의 공습이 있었던 마을 주민들”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주둔 미군의 수석 대변인인 그레그 줄리안 대령은 “미군은 지난주 백린탄을 쓰지 않았으며, (평소) 야간 조명용으로 사용한다”며 의혹을 즉각 부인했다.

백린탄은 강력한 인화성 물질이 타면서 인체에 치명적 손상을 입히는 화학무기이며, 제네바협약에 따르면 대인 사용이 금지돼 있다. 미군은 2004년 이라크 팔루자에서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최근 미군 공습으로 민간인 사망이 늘면서 아프간 정부와 미군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다. 아프간 주민들의 반미 감정에도 불이 붙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10일 카불대 학생 수백명이 “파라의 순교자들의 피는 결코 마르지 않을 것”이라고 쓴 깃발을 들고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제임스 존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 <에이비시>(ABC) 방송에 출연해 “한 손을 등 뒤에 묶은 채 싸울 수는 없다”며 “아프간 민간인 희생을 줄이려 노력하겠지만 (탈레반에 대한) 공습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