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계 의사들 첫 모임
5년 전 프랑스의 군 병원에서 숨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전 의장의 사망 원인에 대한 재조사가 추진된다. 아라파트가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발표가 있은 직후부터 끊임없이 제기돼온 독살설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아랍계 의사들이 1일 요르단에서 첫 모임을 가졌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요르단 심장 전문의 압둘라 알바시르는 “아라파트의 사인 재조사 방침은 지난 주말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야세르 아라파트 재단 발족식을 논의한 자리에서 결정됐다”며 “아라파트의 주치의 7~8명이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라파트 전 의장은 2004년 10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에서 쓰러진 지 13일만에 75살로 숨졌다. 당시 아라파트 주변에선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독살 의혹을 제기했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부인했고 프랑스 의료진은 입을 다물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당시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사인규명 작업을 벌였으나,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1997년에도 하마스 지도자를 독살하려다 발각된 적이 있다.
아라파트를 정기검진했던 요르단 신경전문의 아시라프 알쿠르디는 “아라파트의 혈소판 수치가 낮았으나 병원균 감염이나 암이 원인이 아니었으며, 독극물이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