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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인구밀집지 재래식 시가전 ‘위험한 도박’

등록 2009-01-04 19:52수정 2009-01-04 22:35

이스라엘 병사들이 4일(현지시각) 가자지구 경계선을 넘어 지상전 공격을 펼치는 동안, 뒤편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가자/AFP 연합
이스라엘 병사들이 4일(현지시각) 가자지구 경계선을 넘어 지상전 공격을 펼치는 동안, 뒤편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가자/AFP 연합
[이스라엘 지상군 가자 침공]
이스라엘 지상전 어떻게 될까
휴전 이뤄지면 하마스 합법조직 되고
재점령 성공해도 150만 인구 떠안아야
“오바마 취임전 마무리 목표” 시간 촉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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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상공에서 폭탄을 퍼붓던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가자지구에 진격시켰다. 중동 최강의 압도적 군사력으로 하마스의 뿌리를 뽑겠다는 ‘도박’이다. 이스라엘은 ‘성공’을 장담할 수 있을까? 팔레스타인의 전직 외교관 지아드 아부 자야드는 <워싱턴 포스트>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어떻게 들어가는지는 알아도 어떻게 나와야 하는지는 모를 것”이라고 비꼬았다.

■ 지상전의 목표와 함정 이스라엘이 겉으로 내건 공격 명분은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 중단”이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제거하거나 무력화시켜 최소 1~2년 동안 가자지구에 ‘휴전’ 상태를 만들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기간에 친서구 온건파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파타당)의 정치 기반을 강화시켜, 팔레스타인 문제를 뜻대로 끌고 가겠다는 셈법이다. 하마스는 2006년 총선에서 파타당을 누르고 압승했지만,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는 테러단체’라며 하마스와 협상을 거부하고, 가자지구를 봉쇄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폭넓은 교육·복지 사업을 벌이며 가자지구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하마스를 무력화시키려면 가자를 통째로 재점령할 수밖에 없다. 2006년 가자에서 철수했던 이스라엘 국민들은 ‘골치 아픈’ 가자지구 재점령을 원치 않는다. 이스라엘은 다음달 10일 총선을 앞두고 있다.

지상전 결과도 예측 불허다. 이스라엘군은 인구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가자지구의 미로 같은 거리에서 이곳 지리에 익숙한 하마스 대원들을 상대로 재래식 시가전을 벌여야 한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피해가 커질수록 국내 여론은 악화할 전망이다.

재점령에 나서지 않는다면 끝을 맺기 위해 하마스와 휴전 협상을 벌일 수밖에 없다. 정치분석가 알루프 벤은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인터뷰에서 “휴전이 이뤄지고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철수하면 하마스는 외교적 인정을 받은 합법 조직이 된다”며 “협상에서 하마스의 주요 요구사항인 봉쇄 해제를 들어주면 하마스의 권력 기반은 되레 공고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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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취임 전 마무리? 지상전을 시작하면서 이스라엘군은 “많은 날이 걸릴 수 있다”며 장기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스라엘 지도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는 20일 이전에 상황을 마무리짓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행정부가 중재자로 나서는 게 이스라엘에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결국 이스라엘에게 남은 시간도 많지 않다.


이 기간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에 상당한 타격을 주면서 버틴다면, 아랍 세계에서 하마스의 명성은 높아지게 되고 이스라엘엔 타격이 된다. 2006년 무장정치조직 헤즈볼라를 무력화시키려고 레바논을 침공했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항전’에 부닥쳐 국내외 비난 속에 철수하는 ‘패배’를 맞봤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 하마스 동정 여론이 확산되면서,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온 파타당과 아바스 수반의 입지는 나날이 좁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전략’이 역효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밀수한 무기들로 이스라엘군과 근근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하마스가 추구하는 승리는 ‘정서적’ 승리다. 레바논에서 헤즈볼라가 얻었던 것과 같은 효과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이스라엘은 덫에 걸렸다”고 평가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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