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28일 가자지구 남부의 라파 난민 캠프를 미사일로 공습한 뒤 불붙은 건물 앞으로 한 팔레스타인 가족이 급히 피신하고 있다. 가자/AP 연합
이틀째 미사일 맹폭…이-팔 전면전 조짐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각) 이틀째 팔레스타인 무장저항세력인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해 최소 280여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까지 준비하는 가운데,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인티파다(민중봉기)를 촉구하고 나서, 전면전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이스라엘은 27일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동원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하마스 관청과 경찰본부, 군사 목표물 등에 미사일을 퍼부었다고 <비비시>(BBC) 방송 등 외신들이 전했다. 공습은 28일 0시를 넘어 재개돼, 가자 시내 모스크와 알아크사 텔레비전 방송국 등을 20차례나 강타했다고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가자지구는 150여만명이 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구밀집 지역이다.
이번 공격으로 하마스 무장대원들과 경찰 등 최소 280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60년 분쟁 사상 하루 사상자로는 최대 규모다. 사망자의 3분의 1이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민간인인 것으로 전해진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미국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하마스와 휴전을 요구하는 것은 미국에 알카에다와의 휴전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지상군도 필요하다면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28일 “이스라엘이 가자 접경지대에 지상군을 집중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는 이번 공습을 “가장 추악한 학살”이라고 비난했고, 시리아에 망명 중인 하마스 최고지도자 칼레드 마샬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3차 인티파다를 촉구했다.
한편, 이스라엘 공군이 28일 가자지구 남단의 국경지대에서 이집트 시나이 반도 쪽으로 뚫린 지하 땅굴에 폭탄을 투하하는 과정에서 이집트와 가자지구 간의 국경이 뚫려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집트 쪽으로 대거 몰려드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식량과 연료 등 생필품을 확보할 목적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이 뚫은 이 땅굴을 통해 하마스가 로켓탄 등 각종 무기류도 밀반입하고 있다고 보고 공습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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