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인이 4일 팔레스타인 자치도시 헤브론에 있는 유대인 불법정착촌의 한 건물에서 유대인 거주민 2명을 강제로 끌어내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날 250여명의 아랍 지역내 유대인 정착민에 대한 강제퇴거 작전을 벌였다. 헤브론/AP 연합
헤브론 정착촌 시온주의자 250여명
팔 정부 환영-시온 지도자들 반발
팔 정부 환영-시온 지도자들 반발
이스라엘이 4일 군대를 동원해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도시인 헤브론의 유대인 정착촌 거주민 250여명을 강제퇴거시켰다. 이에 반발한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보복 폭력을 경고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이 5일 보도했다.
극우 시오니스트들인 이들 정착민들은 2006년부터 헤브론의 아랍인 거주지역을 불법점거해 거주하면서, 자국 법원의 퇴거 명령에도 불응한 채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빈번한 마찰을 빚어왔다. 특히 이번에 강제퇴거된 곳은 유대 정착민들이 ‘평화의 집’이라고 이름 붙인 4층짜리 건물로, 애초 15가구가 모여 살았다. 그러나 유대 지지자들이 몰려들면서 아랍 주민들과 충돌해 ‘분쟁의 집’이란 별칭을 얻었다. 유대 정착민들은 최루탄을 쏘며 기습 퇴거작전을 감행한 이스라엘 군·경 600여명에 맞서 돌과 계란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헤브론은 가자, 나블루스와 더불어 팔레스타인의 저항이 가장 거센 지역이다. 또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 모두에게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등 3대의 묘지가 있는 성지이기도 하다. 이번 강제퇴거는 또 다른 갈등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는 우려도 나온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환영한다”면서도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유대인의 보복 공격은 이스라엘 당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대 정착민의 한 지도자는 “누군가는 아주 비싸고 고통스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퇴거 당일 저녁 헤브론에서는 복면을 쓴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주민 소유의 올리브 나무에 불을 지르고 주거지를 공격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 전했다. 이들 정착민들은 최근까지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투석, 경작지 및 차량 방화, 무슬림 공동묘지 훼손, 이슬람 모독 낙서 등을 자행하며 팔레스타인을 자극해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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