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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금식기간→축제’ 라마단은 변신중

등록 2008-09-23 18:48수정 2008-09-23 22:21

해가 떠있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다가 해가 지면 축제를 벌이는 이슬람권의 금식기간 라마단의 풍습이 바뀌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23일 보도했다. ‘이프타르’(일몰 뒤 첫 식사)에 상업적 요소가 나날이 더해지면서 라마단이 ‘이슬람권의 크리스마스’가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터키에선 호텔마다 각 기업이 직원·고객들을 위해 주최하는 이프타르 예약이 가득하다. 원래 이프타르는 가족 중심으로 치러져온 탓에, 라마단 기간은 호텔업계의 비수기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도 보다폰, 벤츠 등 다국적 기업들이 고급 호텔에서 이프타르 행사를 열었다.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의 호텔들은 투숙객들이 밤마다 이프타르를 즐길 수 있도록 거대한 뷔페식 식당을 갖춘 ‘이프타르 텐트’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이프타르’의 새로운 유행이 일상과 종교의 조화를 추구하는 이슬람 중산층 엘리트들의 특징이 나타난 결과라고 풀이한다. 평소 상류층 결혼식장으로 자주 이용되는 터키 한 고급 호텔의 관계자는 “사람들에게 이프타르를 어디서 먹었냐는 질문은 ‘결혼식을 어디서 했냐’처럼 중요한 문제”라며 “(기업들로서는) 1년에 한 번 밖에 없는 (홍보) 기회이므로 최고의 수준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집트의 한 기업인은 “이슬람권에서 사업을 하는 이상, 고객과 직원들을 위해 이프타르는 필수”라고 지적했다. 정치인 같은 사회 유명인사들이 이프타르를 개최하는 일이 잦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라마단 자체가 기독교의 크리스마스와 닮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터키 앙카라 빌켄트 대학의 오즐렘 산디키 교수는 “금식·기도·반성의 기간이었던 라마단이 문화적·상업적 축제 기간으로 바뀌는 조짐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며 “사람들은 큰 저항 없이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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