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자치주 현황
안바르주 주둔 2만5000명 전환배치 계획
미국이 대테러 전선의 중심축을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옮기는 계획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라크 치안이 안정 국면에 접어든 반면, 아프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의 반격이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라크 서부 안바르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은 다음달 1일부터 이 지역의 치안 책임을 이라크 정부군에 이양할 것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8일 현지 경찰 수뇌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제임스 콘웨이 미 해병대 사령관이 전날 미 국방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안바르 지역은 더이상 많은 수의 (미군)병력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미 해병대는 탈레반의 저항이 갈수록 대담해지는 아프간 전장에 배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병력의 경제적 운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 수니파 거주지역인 안바르는 무장충돌이 가장 극렬했던 곳으로, 이라크 알카에다의 주요 근거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4150여명에 이르는 이라크전 미군 사망자의 1/3이 이 곳에서 발생했다. 수니파 지역의 치안 책임이 미군에서 이라크 정부로 이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콘웨이 사령관은 “이라크에서 가장 위험지역으로 꼽혀온 안바르에서의 무장공격이 2년 전만 해도 하루 수십건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하루 2~3건에 불과해 2003년 개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미군은 이라크 내 18개 자치주 가운데 11개 주의 치안유지권을 이라크 정부에 넘겨줬다. 미군은 2만5천명에 이르는 안바르 주둔 병력을 아프간으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콘웨이 사령관은 미국 내 해병부대들이 아프간 파견에 대비해 산악훈련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 지휘관들은 1만명 수준의 추가파병을 요구해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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