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만% 천문학적 인플레 탓
살인적인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짐바브웨가 마침내 화폐 개혁을 단행한다고 <에이피>(AP)등 외신이 보도했다.
기드온 고노 짐바브웨 중앙은행 총재는 다음달 1일부터 100억 짐바브웨달러를 1 짐바브웨달러로 바꾸는 ‘100억 대 1’의 화폐 개혁을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0’이 무려 10개가 빠지는 역사상 전무후무한 디노미네이션이다.
고노 총재는 짐바브웨에서 현재 사용되는 컴퓨터나 은행전산시스템으로는 수십억 내지 조 단위에 이르는 거래 업무를 도저히 처리할 수 없어 화폐 개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화폐 개혁에 맞춰 새 500 짐바브웨달러 지폐도 발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짐바브웨 정부는 이와 함께 연간 220만%에 이르는 천문학적 인플레로 실질적 가치가 사라져버린 동전 사용을 장려할 계획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짐바브웨 중앙은행은 지난주에 1천억 짐바브웨달러짜리 지폐를 발행했지만, 현재 수도 하라레에서 빵 한 조각을 사려면 2천억 짐바브웨달러를 줘야 한다.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은 화폐개혁 방침이 발표된 뒤 텔레비전에 출연해, 기업인들이 이번 일을 기회로 부당 이득을 취하려 할 경우 국가 비상사태를 발동하겠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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