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짜리 화폐 발행 난관
300만%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짐바브웨의 중앙은행이 21일 1천억짜리 짐바브웨달러를 발행했다. 그러나 이 지폐도 종이 부족으로 찍어내지 못할 위기라고 영국 <가디언>이 24일 전했다.
짐바브웨 중앙은행은 2006년 8월 5달러짜리 지폐를 발행하다가 올해 5월 5억달러 지폐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최근 2주 동안에는 50억, 250억, 500억 달러를 계속해서 찍어냈다. 이마저도 지난 주 지폐용 종이를 공급해오던 독일 기업이 독일 정부의 압박으로 수출을 중지하면서 힘들게 됐다. 현재 짐바브웨에서는 빵 한덩리가 2천억달러에 이르나, 짐바브웨 정부는 은행에서 하루 인출 가능 금액을 1천억달러로 제한해, 국민들의 민생고는 극심해지고 있다.
짐바브웨 정부는 관리들에게 새 지폐를 찍어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정권을 유지해 살인적인 인플레를 불러왔다. 지폐 발행이 멈추면 군대에게 지급할 돈이 없어, 로버트 무가베(82) 대통령 정부는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짐바브웨 야당 데이비드 콜타트 의원은 “정부는 이제 숨을 곳이 없고 게임은 끝났다. 이젠 정부가 협상을 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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