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리브 오펜하이머 ‘피스 나우’ 사무총장이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과 분리장벽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인터뷰] 야리브 오펜하이머 ‘피스 나우’ 사무총장
“예루살렘에 완충지대 만드는 방안 구상중”
“가자 지구에서 유대인 정착촌이 철수한 전례가 있습니다.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정착촌과 분리장벽 철거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닙니다.”
예루살렘에서 만난 야리브 오펜하이머 ‘피스 나우’ 사무총장은 열정과 확신이 넘쳐보였다. ‘피스 나우’(지금 평화를)는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이스라엘의 시민단체다. 그는 피스 나우를 “타협과 협상을 바탕으로 이스라엘과 인접국들간의 평화를 추구하는 목적으로 1979년에 설립됐으며, 현재 약 3만명의 회원이 있다”고 소개했다.
-피스 나우의 현재 최고 이슈가 ‘정착촌’인 까닭은?
=평화를 위해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공존해야 하는데, 정착촌 유대인들은 이를 반대한다. 이들은 1967년 국경인 ‘그린 라인’이 양국의 국경으로 확정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정착촌에 거주한다. 그린라인이 국경으로 확정되지 못하도록 정착촌이 더욱 늘어나고 커지는 것을 막는 것이 당장 최우선의 과제일 수 밖에 없다. 그린라인 안쪽의 팔레스타인 지역에 분리장벽이 설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루살렘의 지위 문제는 양쪽의 평화협상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인데?
=예루살렘의 ‘올드 시티’는 상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양쪽 모두에게 아주 중요한 지역이다. 이 곳에 누구나 자유롭게 왕래하고 기도할 수 있는 완충지대를 만드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정착촌의 추가 확산 금지와, 그것을 포함해 기존 정착촌의 철거 중 어느 쪽이 목표인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위해서는 2단계의 방안이 실현돼야 한다. 첫째, 더 이상의 정착촌 확산을 막는 것, 둘째, 국경 지대의 정착촌을 빼고 팔레스타인 영역 내부 깊숙한 곳까지 파고든 정착촌을 철거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현재 그린 라인 인근을 조금씩 파고든 정착촌은 현실적으로 어찔 할 방도가 마땅치 않다.
-이를 위한 실질적인 방법이 있는가?
=대중적인 캠페인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문·라디오·텔레비전 등 매스미디어를 통해 현실을 적극 알리고, 현황을 보여주는 지도를 제작해 배포하며, 의회에 로비 활동도 벌인다. 민주적 방법으로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효율적 수단이 많이 있다.
-지금까지의 활동 성과는?
=현재, 국가가 공식적인 정책으로 더 이상의 정착촌 건설을 할 수는 없도록 한 점이 가장 큰 성과다. 불법적인 정착촌 건설에 대해 대법원에 소송을 걸면 법원이 개입해 정부를 저지한다. 대법원이 그린 라인에서 안쪽으로 많이 들어가는 정착촌의 건설을 중단하라고 결정한 사례도 있다.
-극우보수세력이나 극단적 종교주의자들의 반발이 심하지는 않는가?
=1983년에 피스 나우의 한 회원이 시위 도중에 극우파에 암살돼 파문이 인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별다른 위해는 없다.
-정착촌과 분리장벽 문제 해결을 위해 팔레스타인 쪽 단체를 포함해 국제적인 연대도 하는가?
=미국내 ‘피스나우의 미국인 친구들’이란 단체에서 기부금을 받았다. 팔레스타인 그룹과도 만나서 정보와 의견을 나눈다. 그러나 함께 일하지는 않는다. 우리 단체의 진정성과 신뢰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글·사진 예루살렘/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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