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포로교환을 결정한 이스라엘 각료회의가 열린 예루살렘 총리 관저 밖에서 두 명의 이스라엘 청년이 2006년 레바논 헤즈볼라에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 에후드 골드와세르와 엘다드 레게브의 얼굴이 담긴 펼침막을 들고 있다. 예루살렘/ AP 연합
병사 주검 2구-조직원 5명 맞바꾸기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포로 교환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달 29일 내각 회의에서, 2006년 7월 헤즈볼라에 납치돼 수 개월 간의 레바논 전쟁을 촉발한 계기가 됐던 자국병사 2명의 주검을 돌려받는 대신 구금 중인 헤즈볼라 조직원 5명과 여러 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풀어주는 방안을 22대 3이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승인했다. 양쪽의 포로 교환은 2004년 1월 이스라엘 민간인 1명과 군인 주검 3구를 헤즈볼라 포로 36명 및 팔레스타인 수감자 430여명과 맞바꾼 이후 4년 만이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번 포로 교환이 늦어도 2주 안에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30일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관리의 라디오 방송국 인터뷰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에 풀려나는 헤즈볼라 조직원 중 사미르 알쿤타르는 1979년 4살 짜리 어린이 등 이스라엘 민간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542년형을 선고받고 종신형으로 복역 중이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포로 교환을 강력한 반대 속에서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최대 일간 <하레츠>는 30일 “포로 교환은 테러리스트들의 협박에 대한 무조건 항복”이라는 분석 기사에서 “올메르트 총리의 ‘테러리스트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란 발언과 이번 포로 교환 결정의 간극을 묵과할 수 없다”고 격렬하게 비난했다.
올메르트 총리는 최근 부패 혐의로 사법 당국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으며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몰렸으나, 이번 포로 교환으로 인도주의적 포용과 리더십을 과시했다. 레바논의 미셸 슐레이만 신임 대통령도 새로 구성된 정부에서 헤즈볼라 세력을 다독이고 정치적 화합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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