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토 암살배후 지목 전력
유혈충돌 종식 기대감 높아져
유혈충돌 종식 기대감 높아져
지난해 12월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암살 배후로 지목됐던 탈레반 사령관 바이툴라 메수드가 최근 파키스탄 정부군에 대한 공격을 모두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무장세력의 테러공격과 정부군의 ‘토벌전’으로 지난 10여개월 내전을 방불하게 했던 혼란이 끝날지 기대가 높아진다.
“바이툴라 메수드는 평화를 위해 모든 탈레반 요원들에게 도발행위를 금지할 것을 명령한다. 이를 어기면 공개처벌하겠다”고 적힌 유인물이 남와지리스탄에서 발견됐다고 현지언론들이 24일 전했다. 이곳은 친탈레반 성향의 이슬람주의 부족 세력이 집중 거주하는 북서부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이다. 지난해 7월 랄마스지드(붉은 사원) 유혈사태 이후 정부군과 이슬람주의 무장세력간의 교전이 치열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슬람주의 세력의 ‘부드러운’ 태도는, 지난 2월 총선으로 출범한 ‘반무샤라프’ 성향의 새 정부가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집권 연정은 지난 21일 2001년 체포ㆍ수감했던 탈레반 지도자 수피 모함마드를 석방했다. 메수드의 대변인 마울비 오마르는 모함마드의 석방이 “새 정부와 논의 중인 평화협정”의 한 부분이며, 정부군은 이미 철수를 시작했다고 <새벽>(DAW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협정 내용은 △무장세력 투쟁중단 △포로 교환 △정부군 철수 등이라고 <비비시> 방송이 전했다.
새 연정의 ‘화해’ 움직임은 강경일변도였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는 무척 대조적으로, 무샤라프 퇴진 압력에 한층 힘을 싣고있다. 무샤라프는 과거 이곳 이슬람주의 세력에 자치를 허용하는 등 우호적이었다. 지난해 정권 지지기반을 대거 상실하고 퇴진 위기에 몰리면서, 그는 이들에게 총구를 들이대고 미국과의 ‘대테러전 동맹’에 기댔다. 부토 암살 당시엔 메수드를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으나 메수드 쪽은 혐의를 부인했다. 결과적으로 그 여파로 반무샤라프 성향의 내각이 출범했다.
한편, 파키스탄 전선이 안정되면서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맞서고 있는 나토군과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온라인 잡지 <아주시보>가 보도했다. 탈레반 사령관들은 오는 5~6월이 ‘뜨거울’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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