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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생계형 소말리아 해적 목돈 쥐니 ‘흥청망청’

등록 2008-04-24 22:51

생계형 소말리아 해적 목돈 쥐니 ‘흥청망청’
생계형 소말리아 해적 목돈 쥐니 ‘흥청망청’
선박 납치로 수만달러 벌어
집·차 사고 여자 둘과 결혼
 많은 사람들이 돈 버는 게 쉽지 않다고 하지만, 소말리아 해적 출신 압디 무세(38)에겐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해적무리에 가담해 지나가는 외국선박을 납치하는 것은 식은 죽먹기에 가깝다. 그 뒤 해당 해운회사나 정부에게 돈을 뜯어내 나눠가지면 되는 일이었다. 그는 순식간에 9만달러를 벌었다. 새 집도 사고, 도요타 랜드크루저 차량도 2대 구입했다. 일주일 만에 두명의 여성과 결혼하기도 했다. 무세는 <에이피>(AP) 통신에 “두달 만에 돈을 다 썼다”고 말했다. 몇해 전 종교적 이유로 해적생활을 청산하면서 그는 곧장 궁핍해졌고, 결국 집과 차를 팔고 두 아내와 이혼했다.

  ‘시야드’라고 이름을 밝힌 해적은 “우리의 목적은 돈”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찢어질 듯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선택을 해야 했다. 조각배에 몸을 실은 ‘보트피플’로 아덴만 건너 ‘기회의 땅’ 산유국으로 갈지, 아니면 해적들과 함께 동행할지. 결국 ‘생계형 해적’이 된 시야드는 지난해 12월 일본 유조선 나포 등으로 3만5천달러를 벌었다. 그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자평한다.

 한 전문가는 이들 소말리아 연안 해적들의 ‘수입’이 올해만 300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한다. 몇십~몇백명이 나눠가진다 해도, 적어도 몇만달러씩은 벌어들인 셈이다.

소말리아 해적은 오랜 내전을 통해 ‘단련된’ 유력 부족집단에 뿌리를 둔 무장세력들이다. 이들은 위성전화ㆍ위성추적장비 등 첨단기기와 기관총ㆍ대전차로켓포 등 중화기를 갖췄다. 해상 지리에 익숙한 이들은 작은 배를 타고 상선에 접근해, 능숙하게 갈고리를 던지거나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목표 선박의 선원들을 제압한다. 국제해사부(IMB)의 노엘 충 해적정보국장은 “챙기는 몸값의 금액이 너무 크다보니 해적들이 겁이 없다”고 말했다.

 소말리아 해안선은 수에즈운하로 통하는 주요 항로인데다, 아프리카 개별국가 가운데 길이가 가장 길다. 오랜 내전 끝에 2004년 들어선 ‘약체’ 과도정부는 해군을 꾸릴 여력이 없어, 영해는 무정부상태에 가깝다. 해안선 치안을 맡아온 미국과 최근 군사력을 동원해 납치된 호화여객선을 구출한 프랑스는, 해적에 대한 군사적 해결 허가를 위한 유엔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해적들은 “우리에겐 무기 뿐 아니라 ‘인간 방패’도 있다”고 인질들의 목숨을 위협하며 ‘콧방귀’를 뀌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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