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메르트 총리, 골란고원 반환 제안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가 시리아에 골란고원 반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양국 평화협상이 재개될지 주목된다.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26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만나 이스라엘 쪽의 제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 제안은 “양국간 평화를 위해 유엔 결의안대로 골란고원 전체를 시리아에 돌려줄 준비가 됐다는 내용”이라고 <알자지라> 방송이 부사이나 샤반 시리아 이주담당 장관의 말을 따 전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전쟁) 때 골란고원을 점령해 1981년 자국 영토로 합병한 뒤, 시리아의 끈질긴 반환 요구를 무시해왔다. 양국은 2000년 평화협상을 진행했으나 골란고원 반환에 대한 현격한 견해차로 결렬됐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런 보도를 공식적으로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올메르트 총리는 23일 이스라엘 텔레비전방송 <채널10>에서 “우리는 시리아와 평화를 원하며, 협상에 매우 관심이 크다, 우리는 서로 상대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며 협상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올메르트 총리의 제안이 진지한 평화협상으로 이어진다면 최근의 이스라엘-시리아 관계에서 ‘놀라운 반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골란고원 반환 협상에 진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메르트의 제안은 이스라엘 내부에서 다시 한번 격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골란고원은 전략적 요충지이자 갈릴리호 등 주요 식수원을 끼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협상 지지자들은 시리아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시리아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시리아의 헤즈볼라·하마스 등 적대세력 지원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극우파 야당인 리쿠드당은 “골란고원 철수는 전례없는 정치적·민족적 권리 유기”라고 주장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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