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정권, 야당 대선후보 옥죄기 나선 듯
짐바브웨 집권당이 지난달 29일 치른 대선 결과를 아직껏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무가베 현 대통령이 17일 야당 경쟁자인 모건 츠방기라이 민주변화동맹(MDC) 총재에 대해 적국인 영국과 짜고 반역을 시도하고 있다고 있다고 비난했다. 무가베가 이번 선거를 무효화해 집권을 연장하고 야당 탄압을 정당화하는 수순으로 풀이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짐바브웨 정부는 이날 관영신문을 통해 츠방기라이가 무가베 정권을 불법적으로 전복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비난은 최근 대선에서 사실상 무가베가 배패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는 가운데 짐바브웨 정부가 정치적 반대를 탄압하기 위한 체포와 폭행, 협박이 자행되면서 나온 것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츠방기라이는 즉각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무가베는 정권 남용에 대한 정의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에이피>와의 인터뷰에서 “무가베를 더는 용서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그를 용서하고 잊어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국민들을 어떻게 납득시킬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한편, 주요8국(G8)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짐바브웨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한 공동 성명서를 17일 일본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담에서 공개했다. 각국 외무장관들은 “(짐바브웨 정부가) 선거 결과를 신속히 발표하고 모든 대선 후보자들과 정당이 참여한 가운데 투표 결과를 검증해야 한다는 남아프리카 개발공동체(SADC)의 주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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