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대선 후보
관영신문 “과반 득표자 없어 3주안 재투표”보도
츠방기라이쪽은 “50.3% 얻어 차기 대통령” 승리 선언
츠방기라이쪽은 “50.3% 얻어 차기 대통령” 승리 선언
짐바브웨 대선의 결과 발표가 5일째 미뤄지는 가운데, 결선투표가 실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짐바브웨 관영신문 <헤럴드>는 “지지율 50%를 넘는 후보가 없기 때문에 재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2일 보도했다. 짐바브웨 대선은 1차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당선자가 없을 경우 3주 안에 1, 2위 득표자가 결선투표를 치르게 돼 있다.
하지만 모건 츠방가라이(56) 후보가 속한 야당 민주변화운동(MDC)은 자체 집계 결과, 츠방가라이 후보가 50.3%를 얻어 로버트 무가베 현 대통령(43.8%)을 앞질렀다고 발표하며 맞섰다. 민주변화운동의 텐다이 비티 사무국장은 “50% 이상을 득표해 결선투표 없이 차기 대통령이 됐다”고 승리를 선언한 뒤, <헤럴드>지 보도를 겨냥해 “이미 관영 언론이 결선투표 준비를 시작했지만, 우리 당은 이에 맞설 것”이라고 항의했다.
결선투표가 실시될 경우, 로버트 무가베(84)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비비시>(BBC) 방송 등 외신들은 제2야당 후보 심바 마코니(57)에 투표한 유권자 대부분이 무가베 대통령에 반대하므로 모건 츠방기라이(56) 후보에게 투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독립 선거감시기구 짐바브웨선거지원네트워크(ZESN)가 집계한 두 야당후보의 지지율 합은 57%다.
결선투표가 거론되는 이유를 놓고선, 1차투표에서 패배한 것으로 전해진 무가베의 퇴진을 놓고 무가베와 야당이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타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아공의 일간 <스타>는 “지난 24시간이 위기의 순간”이었다며 “한쪽에서 무가베의 퇴진 협상이 진행되는 사이 다른 쪽에선 군부가 쿠데타를 준비 중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외신들은 무가베의 권력 기반인 군에 그의 퇴진을 지지하는 세력이 있어, 무가베의 권력 유지가 더는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국제위기감시기구(ICG)는 짐바브웨 대선에 관한 보고서에서 퇴역장성 솔로몬 무주루 등 군부에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이번 대선에 출마한 마코니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며, 상당수 군 장교들이 무가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고 보고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데스먼드 투투 주교는 “민주적 열망이 내팽개쳐졌다고 느꼈을 때 국민들의 분노가 어떨지 두렵다”며 짐바브웨에 국제 평화유지군을 보낼 것을 제안했다. 야당 민주변화운동(MDC)의 영국 내 대변인 헵손 마쿠비스는 “무가베 정부가 국제 사회를 속이고 있다”며 “정부는 결선투표에서 폭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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