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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라크 미군, 바스라지역 내전 직접 개입

등록 2008-03-29 01:51수정 2008-03-29 02:12

신속가동군 시가전 출현
이라크 남부 유전지대인 바스라를 중심으로 정부군과 마디 민병대 사이의 내전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직접 교전에 개입해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에이피) 통신 등 외신은 28일 “미국의 전투기가 적어도 두 차례 바스라를 야간폭격했다”는 톰 홀로웨이 영국군 대변인의 발표를 일제히 보도했다. 홀로웨이 대변인은 “지난 24일 양쪽의 교전이 시작된 이후 미군 전투기들이 공중지원을 해왔으나, 직접 폭탄을 투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도 미군 장갑차들이 26일 사드르 지역에서 마디 민병대와 교전을 벌였다고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군 신속기동군인 스트라이커 부대 소속의 장갑차 넉 대가 사드르 시가전에서 모습을 드러냈으며, 그 중 한 대는 마디 민병대에 집중사격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미군 헬리콥터와 무인비행기들도 상공을 선회하며 지상전을 지원했다. 미군이 오히려 전투를 주도하면서, 이라크 정부군과 경찰병력은 변두리 지역에 묶여있는 상태다.

이라크 당국의 관리들에 따르면,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미군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고 마디 민병대 소탕작전을 개시했다. 한 관리는 “말리키 총리가 왜 소탕작전을 결정했는지는 의문”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이런 충돌은 미군이 바스라 지역의 마디 민병대에 대한 이라크 정부군의 파상공세에 깊숙히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바스라 지역에서는 강경 반미 성향의 마디 민병대, 온건 성향의 파타당, 이라크이슬람최고위원회 등 세 시아파 세력이 오는 10월 지방자치 선거를 앞두고 각기 통치권을 노리고 있다. 미군이 직접 교전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 마디 민병대의 본거지인 바스라 지역의 석유통제권을 확실하게 장악하려는 의도를 전면에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29일 자정까지로 정했던 마디 민병대에 대한 최후통첩 시한을 열흘 연장했다. 총리실은 28일 “다음달 8일까지 투항하는 무장대원에겐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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