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역 동시다발 공격 23일 하루 61명 사망
‘치안 안정’ 주장에 타격…미군 전사자 4천명 넘어서
‘치안 안정’ 주장에 타격…미군 전사자 4천명 넘어서
미국의 침공 5년을 갓 넘긴 이라크에서 23일 미군 점령당국의 심장부인 ‘그린존’이 4차례나 로켓탄과 박격포 공격을 받았다. 미군 전사자 수도 4천명을 넘어섰다.
외신들은 이날 수도 바그다드의 그린존을 비롯해 이라크 전역에서 크고 작은 폭탄 공격으로 적어도 61명이 숨졌다고 24일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날 그린존에 퍼부어진 공격은 최근 수개월 사이 미군 핵심부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힌 것”이라고 전했다. 그린존은 미 점령당국이 본부로 쓰는 전 대통령궁 등이 있는 바그다드의 심장부로, 미군의 경계가 가장 철저한 안전지대를 말한다.
모술에서는 한 운전자가 방탄유리와 폭탄으로 무장한 차량을 몰고 빗발치는 총탄을 무릅쓴 채 보안검문소를 뚫고 이라크 경찰본부 건물로 돌진했다. 이 공격으로 이라크 군인 13명이 숨지고 42명이 부상했다. 바그다드 동쪽 곳곳에서 로켓탄과 박격포 공격으로 민간인 10명이 죽고 20여명이 다쳤으며, 시내의 시아파 거주지에서도 자살폭탄차량 공격으로 7명이 죽고 14명이 다쳤다. 미군 당국은 이날 밤 바그다그 거리를 순찰중이던 장갑차 옆에서 폭발물이 터져 4명이 숨졌으며, 이로써 개전 이후 전사자 수가 4천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라크 저항세력의 이번 동시다발 공격은 미국이 최근 “이라크 치안이 안정되고 있다”고 주장해오던 터에 발생해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비비시>(BBC) 방송은 “이번 ‘일요일 살상’은 지난해 6월 미군이 이라크에 3만명을 증원한 이후 무장공격이 전반적으로 줄어들던 참에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외교협회의 스티븐 비들 선임연구원은 이 방송 인터뷰에서 “그동안 이라크전에 대한 대중들의 관념이 덜 부정적으로 바뀌었으며, 특히 최근 6개월 동안에는 미군 희생자의 감소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련의 무장공격들은 지난주 미군-이라크군과 강경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 사드르를 따르는 무장세력 메흐디군 사이의 교전에 이어 감행됐다. 양쪽은 최근 몇주간 매우 불안정한 휴전 상태를 유지해왔지만, 미군은 이란과 연계돼 있다고 믿는 이들을 계속 압박해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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