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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프리카 독재자들 도둑질” 프 이민자 소송

등록 2008-02-21 21:35

‘부동산에 수백만달러 투자’ 주장…가봉 등 5개국 대통령 지목
‘2100만달러(약 199억원)짜리 현대식 저택과 최고급 주택가의 아파트 여러 채, 페라리 등 수많은 명품 자동차….’

가봉과 콩고, 부르키나파소, 기니, 앙골라 등 아프리카 5개 나라의 대통령 일가가 국민의 혈세로 외국에서 구입한 물품의 목록이다. 전부 현금으로 지불된 이 물품들은 그 목록의 첫 페이지에 불과하다.

중동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외국으로 나가 국민의 세금을 물쓰듯 하는 아프리카 독재자들을 더는 참고 보지 못하겠다며, 프랑스 거주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민사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20일 보도했다. 이 소송은 이미 한차례 기각된 바 있지만, 프랑스의 반부패 시민단체 등은 소송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알자지라>는 이들 아프리카 대통령의 부패 혐의가 사실로 들어나면, 이들과 거래한 프랑스 은행과 기업들도 돈세탁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시민단체 등은 오마르 봉고 온딤바(가봉), 드니 사수응게소(콩고공화국), 블레즈 콩파오레(브루키나파소), 에두아르두 두스산투스(앙골라), 테오도로 오비앙(기니) 대통령의 사용 수표와 송금서 등을 입수해 이들의 부패상을 낱낱이 고발했다. 봉고 대통령 부인이 개인 용도의 차량을 구입하며 지불한 39만유로의 수표는 가봉 재무부의 프랑스 계좌를 통해 결제됐다. 또 사수응게소 콩고 대통령은 부인과 아들 이름으로 지난달 프랑스의 대표적 부촌인 파리7구의 아파트 두 채를 720만달러에 구입했다. 소송을 맡고 있는 윌리앙 부르동 변호사는 “대통령 자녀와 친척 가운데 사업 능력이 있는 이들은 없다”며 “국민의 세금을 빼돌렸다는 강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들의 부정 혐의가 알려지자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은 크게 분노했다. 콩고이민자연합의 세르주 무칠라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쓸 걸상도 사지 못하고, 상수도 시설도 갖추지 못한 나라의 대통령이 이럴 수 있느냐. 도대체 달릴 도로조차 없는데 페라리는 왜 사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제투명성기구의 로런스 코크로프트 의장은 “아프리카 대륙 국민 대다수가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하는 게 자원부족이 아니라, ‘도둑 정부’의 탓이라는 것은 비극”이라며 “국제 사회가 다양한 국제 기구를 동원해 부정부패에 대한 단속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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