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 선포·도로통제·증시 폐장…부시 “원유 증산 촉구”
‘부시 방문 반갑지 않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행차’로 14일 중동의 금융허브 두바이가 하루 1억1800만달러(1109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현지 신문 <걸프뉴스>가 15일 보도했다. 신문은 두바이의 2006년 국내총생산(430억 달러)과 지난해 1/4분기 교역 규모(250억 달러), 관광 수입 등을 고려해 이런 손실액을 추정했다.
부시 대통령의 첫 방문을 맞아 두바이 정부는 이날 안전과 의전상의 이유로 임시 공휴일을 선포하고, 오전 6시~오후 4시까지 시내도로를 모두 통제했다. 미리 고지한 우회로마저 막아버려 비행기 예약 취소가 속출하는 등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도로뿐 아니라 연중무휴인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도 문을 닫았고, 두바이 증시도 하루 폐장했다. 이날 부시 대통령이 두바이에 머문 시간은 고작 3시간 뿐이었다. 신문은 정부의 ‘과잉의전’으로 시민 불편은 물론 무역과 관광산업 등이 타격을 입었다며 이례적으로 정부 방침을 비판했다.
두바이에 이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부시 대통령은 고유가가 미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사우디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에 원유 증산을 촉구했다. 하지만 알리 알 누아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원유 수요 증가라는 정당성이 확보돼야만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일축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일부 오펙 고위 관리들은 원유가 부족한 게 아니라, 선물시장에서의 지정학적, 투기적 요인이 고유가 현상을 불러왔다고 주장해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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