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바키 대통령-오딩가 11일 협상
케냐 여야가 대선 부정 시비로 인한 유혈사태를 끝내기 위한 대화에 나선다.
대통령궁은 성명을 통해 “므와이 키바키 대통령이 야당 오렌지민주운동(ODM)의 지도자 라일라 오딩가에게 폭력 중지와 평화 구축, 국민화합을 위한 대화를 제의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8일 보도했다. 대통령궁은 오는 11일 오후 2시30분 면담 협상에 오딩가 후보를 비롯해 다른 야당 지도자 5명도 함께 초청했다.
7일 젠다이 프레이저 미국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를 만난 오딩가 후보 쪽도 여당의 대화 제의를 수락했다. 오렌지민주운동의 살림 로네 대변인은 “아프리카연합(AU)이 협상을 중재한다는 전제에서 오딩가 후보가 키바키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연합 의장직을 맡고 있는 존 쿠푸오르 가나 대통령이 8일 입국하기로 함에 따라, 야당은 이날 예정됐던 대규모 항의시위도 취소했다.
한편, 프레이저 차관보는 7일 개표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다는 점을 확인하고, 집권당 뿐만 아니라 최대 야당도 부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지도자들과 선거 관련 기관들이 국민을 속였다”며 “무고한 국민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권리와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정치 지도자들이 앞장서 폭력을 중단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냐에서는 지난달 27일 대선 개표 조작 의혹으로 항의 시위와 폭력 사태가 일어나면서 현재까지 600명 이상이 숨졌으며, 25만여명이 난민이 됐다고 <아에프페> 통신은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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